가이트너, 베이징대 학생들과 무슨 얘기 나눴을까

지난 1일 중국 최고 명문대로 꼽히는 베이징대에서 강연을 한 티모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은 강연 이후 베이징대 학생들과 무슨 얘기를 나눴을까. 비록 어린 학생들이지만 미래의 국가 지도자를 꿈꾸는 중국의 최고 엘리트들은 '젊은 노새'로 불리는 가이트너 장관과 난타전을 벌인 결과 이 '젊지만 노후한' 장관은 진땀깨나 흘렸고 후한 점수를 얻지는 못한 것 같다. 학생들의 관심사는 주로 미국 경제 현황에 쏠렸다. 그리고 속사포처럼 질문을 쏟아냈다. 경기부양 실시에 따른 천문학적인 재정적자, 금융기관 및 자동차회사들을 위한 막대한 지원 그리고 최근 오르고 있는 미 국채 금리 등이 주요 질문 대상이었다. 학생들은 우선 768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의 미국채 투자액이 안전한지 염려를 나타냈다. 올해 미 재정적자규모는 1조8400억달러로 전년의 4배에 달할 것 전망이어서 이들의 걱정은 더욱 컸다. 또 학생들은 최근 미 국채 금리의 상승세가 미 재정적자가 인플레이션을 야기하고 약달러를 부채질하지 않을까 염려하는 투자자들을 더욱 동요시킬지 우려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학생들에게 "중국이 미국에 투자한 자산은 안전하다"고 강조한 뒤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유동화된 금융시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장기 국채 금리가 오르는 것은 미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 때문이 아니라 글로벌 경제가 호전되고 있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위기때마다 수요가 늘어나며 세계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었기 때문이라는 논리다. 가이트너 장관은 미 정부가 크라이슬러ㆍ제너럴모터스(GM) 등 자동차업체들에게 막대한 자금을 붓는데 대해 일시적인 지원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가 지금의 문제를 야기한 미국의 금융시스템을 뜯어고치는 작업을 완료할 것이며 조만간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헤지펀드와 파생상품에 대한 규제를 늘리며 보다 효율적인 감독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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