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총수들 '디자인경영' 열공

#1 1997년 삼성전자가 유럽에 처음으로 휴대폰을 출시할 때다.당시 유럽은 무전기처럼 튼튼하고, 버튼조작이 용이한 제품이 대세였다.하지만 삼성은 자신만의 강점을 살린 '폴더형' 휴대폰을 출시했다.유럽인들은 '장난감 같다'며 눈길도 주지 않았다.이후 이 제품은 유럽에서 대박을 터트렸다.바로 자기중심(Me)의 디자인을 강조한 '미 패러다임' 덕분이었다.#2 기업을 경영하는 최고경영자(CEO)들은 좌뇌가 발달해 있다.반면 디자인쪽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우뇌가 발달한 경우가 많다.기업이 디자인을 통해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들 둘을 결합하는 '파트너십'이 필요하다.파트너십은 문화간 접목도 가능하다.예를 들어 동양의 좌식문화와 서양의 입식문화를 합한 새로운 형태의 디자인이 그 것이다.아울러 은행에 커피전문점을 입점시켜 카페처럼 꾸미는 업종간 결합도 가능하다.삼성 사장단이 27일 바쁜 시간을 쪼개 디자인 강의를 들었다.강사는 영국의 유명 디자인회사인 탠저린(Tangerine)사의 이돈태 공동대표.이 대표는 이날 특강에서 미래 기업의 생존 키워드는 '디자인'이라며 3대 핵심요소로 미(Me) 패러다임, 파트너십, 예측이상 감동을 꼽았다.이날 특강에 참석한 대부분의 사장들도 이 대표의 강의에 공감했다는 후문이다.최근 기업 총수나 최고경영자(CEO)들의 디자인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재계 총수중에서는 지난해 경영일선에 물러난 이건희 전 삼성회장이 우선 꼽힌다.이 전 회장은 지난 1996년 일찌감치 디자인경영을 선언했다.또 2000년대 중반에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린 디자인행사를 보고 '디자인 혁명'을 주창하기도 했다. 구본무 회장도 디자인 경영에 일가견이 있다.구 회장은 지난 2006년 신년사를 통해 '디자인경영'을 도입했다.이듬해인 2007년에는 LG화학 등 3개 계열사을 중심으로 'LG디자인협의회'를 구성했다.디자인협의회는 지난 19일 열린 '디자인경영 간담회'에서 구 회장에게 올해 디자인경영 트랜드로 '에코 디자인'을 보고했다.에코디자인은 자연 친화적이고 건강한 경험을 통해 감성적인 편안함과 즐거움을 제공하는 LG식 디자인이다.정의선 기아차 사장도 2005년 부임후 디자인경영에 남다른 의욕을 보이고 있다.그의 디자인경영은 지난해 9월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삼고초려'끝에 영입하면서 구체화 됐다.이후 정 사장은 피터 슈라이어와 한달에 한번 정도 만나 디자인 방향을 토론하고 e-메일을 주고받는 등 차량 디자인을 직접 챙기고 있다.모하비를 비롯해 올해 4월 부산국제모터쇼에 출품된 컨셉트가 4종, 6월 출시를 앞두고 있는 포르테, 포르테 쿠페 등의 디자인 작업도 정사장의 작품이다.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도 2005년부터 '아름다운 기업'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디자인 경영에 공을 들여오고 있다.이웅열 코오롱 회장은 2008년부터 전 계열사를 대상으로 '디자인 문화심기' 사업을 전개중이다. 이영규 기자 fortune@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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