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병원 연락처, 비상약품 소홀히 하지 말 것
<strong>가슴에 꼭 안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올려다 보던 눈동자를 잊을 수가 없다. 묻을 수가 없다. 죽은 모습도 너무 예뻐서 묻을 수가 없다. 안녕..루루 <2005.10.4></strong>이별에 능한 사람이 있을까. 가까운 존재든 먼 존재든 소중한 누군가를 잃었을 때는 마음이 무너지게 마련이다. 사랑은 꼭 지나가고 난 후에야 서투르고 모자랐던 기억들이 두 배로 다가온다. 낙조. 애완조를 기르는 사람들은 새를 잃는 것을 낙조라고 부른다. 떨어질 락 落, 새 鳥. 사랑했던 새를 잃은 슬픔이 묻어나는 단어다.
[루루의 마지막 모습]
<strong>사랑만으로는 2% 부족하다</strong>
앵무새는 질병이나 충격에 참으로 약하다. 매일 시끄럽게 소리지르고 온 집안을 헤집고 다니며 구박을 자처하던 아이가 어느 날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기자 역시 처음 새를 기를 때는 몇 번이나 낙조를 맞이했다. "잘 몰라서", "실수로"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이유였지만 항상 후회는 한 발 늦었다.사랑만으로는 부족하다. 자신이 기르는 새에 대해 공부하고, 약을 구하기 위해 발로 뛰고, 앵무새와 자주 대화해야 낙조를 최대한 줄일 수 있다. 제일 중요한 것은 관찰이다. 새의 상태를 항상 면밀히 살펴야 한다. 건강한 애완조는 눈빛이 초롱초롱하고 횟대에 앉거나 새장 벽에 매달리는 등 생기가 넘친다. 해바라기 씨를 연신 오물거리거나 장난감을 갖고 노는 등 뭔가 몰두할 심심풀이를 찾기도 한다. 체온도 따뜻하고 깃털도 윤기있고 고르다.
새가 평소와 다른 모습을 하고 있거나 기운이 없는지 눈치채지 못한다면 당신은 곧 사랑할 자격을 잃을지도 모른다.바닥에 웅크리고 있거나 누워있을 때, 유난히 소리를 많이 지르고 보챌 때, 좋아하는 모이에도 반응이 시큰둥 할때, 털을 부풀리거나 발바닥이 차가울 때. 애완조는 정말 다양한 형태로 질병의 징후를 보인다. 평소 발을 만져보고 새가 노는 모습을 매일 꼭 지켜봐야 한다.만약 긴급 상황이라면 최대한 새를 따뜻하고 조용한 상태로 안정을 시켜야 한다. 주인이 당황하면 새 역시 불안해 할 수 있는 만큼 일단 최대한 보온에 신경을 쓰고 따뜻한 물을 마시게 하는 것도 좋다. 응급처치랍시고 사람이 쓰는 소염제와 항생제 등을 쓰는 것은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strong>동물 병원 연락처를 확보하라</strong>보통 동물병원들은 강아지, 고양이 등을 주로 치료하기 때문에 새 전문 병원은 거의 찾기가 어렵다. 평소 조류 전문 병원이나 반려조를 기르는 사람들의 까페를 통한 교류를 열심히 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앵무새가 갑자기 아플 때 조언을 구할 수 있다. 미리 주변의 동물 병원을 찾아가 의사에게 새를 치료할 만한 동물 병원을 소개 받아 두는 센스도 필요하다. 사실 응급상황에서는 병원에 가기 어렵지만 알아두자.서울 대인종합동물병원(강남구 반포동,02-546-9539), 서울 한성 종합동물병원(신림역 3번출구,02-872-7609, 3309),건국대수의과대학부속병원(02-456-3664 ), 서울대학교수의과대학동물병원(02-880-8661,8666),부산 구서동 동물병원(051-516-1661),덕천동물병원(051-662-8060), 전북대 동물병원(063-270-3786)
<strong>비상 약품을 구비하라</strong>1분 1초가 아까운 시간이 될 수 있다. 특히 새는 혈액량이 많지 않아 출혈이 있을 경우 예상보다 빨리 사망에 이를 수 있다. 간단한 지혈제와 눈썹손질용 가위, 핀셋, 솜, 붕대 등을 항상 챙겨둬야 한다. 기자가 기르던 루티노잉꼬 루루는 주방에서 놀다가 고추장그릇에 발가락을 찧는 사고를 당한 적이 있다. 당시 그 여린 발가락에 피가 나 몇주동안 애지중지 붕대를 감아준 적이 있다. 새들의 작은 체구 때문에 세심한 작업이 필요하므로 가위와 붕대를 미니 사이즈로 준비해 놓는 것이 편리하다. 개인적으로 약품을 수입하는 사람을 인터넷 검색을 통해 찾을 수도 있다. 구의역 쪽의 슈퍼마켓에서 새전용 응급약품을 구한 적이 있다. 호주에서 직접 수입한 약품들을 소량으로 포장해서 약 2만원대~5만원대 정도면 살 수 있다. 응급약품인 오렌지색 가루는 아주 유용했다. 이밖에도 비타민제, 칼슘제를 비롯한 영양제와 비듬방지스프레이 등을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 주인이 주는 모이와 환경 속에서 자라는 앵무새들의 생명이 자신의 손길에 달려있다는 책임감이야 말로 낙조를 예방하는 길이다. 정선영 기자 sigumi@asiae.co.kr<ⓒ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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