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중 개별대기업 1500개 옥석가리기 착수...건설·조선도 재평가
그동안 건설·조선·해운 등 일부 업종에 국한됐던 기업구조조정이 산업전반에 걸친 대대적 수술로 확산된다.
우선 채권은행들은 45개 대기업그룹(주채무계열) 중 재무구조가 악화된 10여곳과 재무구조개선약정(MOU)을 맺는다. 이와별도로 금융권 채무가 500억원 이상인 1500개 개별 대기업에 대해서도 옥석가리기에 나선다. 이미 구조조정 절차가 진행중인 건설·중소조선사에 대해서도 원점에서 다시 뜯어보기로 했다. 140여개 중소형 해운사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도 시작된다.
◆1500개 개별 대기업 옥석가린다=금융당국과 채권금융기관들은 5월안에 금융권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인 1500여개 대기업 계열사를 대상으로 재무평가를 실시한다. 그동안 기업 구조조정이 건설·조선·해운 등 경기변동에 민감한 일부 업종에 국한됐지만, 내달부터는 전 업종으로 확대되는 셈이다.
김종창 금감원장은 "영업실적, 현금흐름 등을 감안해 부실화 우려가 있는 업체를 우선 선정하고, 불합격한 업체는 부실징후기업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종합 재평가해 구조조정을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건설·중소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 작업도 전면 재검토한다. 당시 평가에서 B등급(일시적 자금부족) 이상을 받아 구조조정을 피하고 금융권의 지원을 받고 있는 기업에 대해서도 추가 평가를 실시하겠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추가 부실우려가 제기되는 B등급 이상 업체에 대해서는 작년말 재무제표를 근거로 재평가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따라 건설·조선 구조조정 대상 기업은 당초보다 상당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해운업 구조조정도 탄력이 붙는다. 우선 38개 중대형 해운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신용위험평가에서는 7개 기업이 C등급 이하를 받아 구조조정에 돌입한다. 채권은행들은 140여개 소규모 해운사에 대해서도 유동성 악화 우려가 있는 업체를 중심으로 6월까지 신용위험평가를 완료할 계획이다.
◆대기업그룹 10개 구조조정=채권은행들이 45개 대기업그룹에 대한 재무평가를 실시한 결과 총 14개 그룹이 불합격을 받았다. 채권단은 이중 해당 업종의 특수성 등을 감안해 10여개 그룹과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할 예정이다. 약정을 맺은 그룹들은 계열사 매각과 유상증자 등 강높은 자구노력을 추진해야한다.
산업은행이 주채권은행인 A그룹 등 일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불합격 판정을 받았고, 차입과 인수합병(M&A)으로 과도하게 외형을 확대해 유동성 악화를 초래한 B그룹과 C그룹 등도 약정 체결 대상에 포함돼 강도높은 자구노력이 뒤따를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재무평가에서 합격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도 필요시 구조조정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김종창 원장은 "계량요소 뿐아니라 경영학화 가능성, 시장평판 등을 종합 고려해 시장 불안을 초래할 수 있는 합격 그룹과도 약정을 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기업구조조정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 회생가능 워크아웃 기업을 지원하는 채권은행에 대해서는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도 마련했다. 김 원장은 "신규자금 지원시 충당금 적립부담을 50% 수준으로 완화하고 채권동결기간을 연체기간에서 제외할 것"고 설명했다.
박수익 기자 sipar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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