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수가 박스권내에서 재차 횡보세를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2분기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기업들이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 실적을 내놓으면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가 연이은 덕분이다. 실제 국내 상장사 10개사 중 3곳의 2분기 실적 추정치가 최근 상향 조정된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본지가 FN가이드와 함께 코스피와 코스닥시장 상장법인 가운데 실적 추정기관이 3곳 이상인 159개 기업(12월 결산법인)의 2분기 실적 추정치(27일 기준)를 연초와 비교한 결과 영업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된 곳은 포스코 SK에너지 등 49개사(30.82%)에 달했다. 상장사 10개사 중 3개사의 2분기 전망치가 종전에 비해 높게 수정됐다. 순이익이 상향 조정된 곳도 27.67%인 44개사로 집계됐다.
코스피 상장사 중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상향폭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 연초 482억원으로 추정됐던 2분기 영업이익은 현재 1024억원으로 112.62%나 급증했다. 순이익 전망치도 638억원에서 960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이외 삼성전자는 2122억원에서 2393억원으로, GS는 종전 976억원에서 1157억원으로 상향됐다. 대우조선해양(1543억원→2813억원) 엔씨소프트(199억원→334억원) 등도 2분기 영업이익 추정치가 올초에 비해 높아졌다.
LG디스플레이(-2091억원→ -1374억원), 한국전력 (-8356억원→ -6391억원) 등 2분기 영업적자가 예상되는 기업들의 경우, 적자폭은 크게 줄 것으로 수정됐다.
심재엽 메리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달 초만 해도 실적 전망이 하향 조정되는 경향이었지만 1분기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외로 좋은 결과가 나왔다"며 "2분기 실적 상향 조정이 러시를 이루는 것도 이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IT섹터 기업이익 상향 조정이 보다 확연해진 가운데 에너지, 필수소비재, 통신섹터 기업이익이 상향 조정으로 반전됐다"며 "2분기까지는 개선속도가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기업들의 실적 전망이 상향조정되자 국내 경제 역시 'V자형'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도 힘을 받고 있다.
이동수 동양종금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교역조건의 가파른 개선으로 2분기부터 체감경기 개선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제조업경기도 1분기 성장률 하락 폭이 축소됐다"며 "올 4분기부터 실질적인 경기회복이 시작돼 V자형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신중론을 펼치는 이들도 적잖다. 1분기 기업들의 실적이 호전됐다기 보다는 시장의 전망치가 낮았던데 따른 착시현상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올해 기업이익 전망치는 이달 둘째주까지 지속적으로 하향조정됐다"며 "낮아진 시장의 기대 수준을 충족시키는 1분기 실적 때문에 착시효과가 일어나는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은정 기자 mybang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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