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시장에서 외국기업들에게 매번 지적재산권 침해 소송에 시달리던 중국기업들이 해외에서는 오히려 상표권 침해의 피해자가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 보도했다.
FT는 최근 두 명의 중국인이 60개 이상의 중국 기업의 이름과 로고를 캐나다에서 상표로 등록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이들이 상표 등록을 하려고 했던 기업에는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중국은행, 우쾅(五鑛)유색금속(민메탈스)을 비롯한 국유 자원기업, 나스닥에 상장된 인터넷 포털사이트 소후, 음료업체 왕라오지(王老吉)같은 전통 소비 브랜드들이 대거 포함됐다.
한 상표 전문가는 "이들의 이같은 행위는 캐나다지적재산사무소(CIPO)의 온라인 상표 데이터베이스에서 확인됐다"면서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베이징 소재의 캉신지적재산권 관리회사의 글로리아 우는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중국의 대기업 또는 유명기업들은 해외시장에서 누군가에게 자신의 상표를 선점당할 위험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녀는 "고객들의 상표를 조사해 보면 중국인들이 이미 상표를 등록한 기록을 빈번하게 발견하곤 한다"고 덧붙였다. 변호사들은 홍콩, 미국, 유럽, 아프리카 시장에 진출한 중국 기업들이 이같은 상표권 침해의 주요 타깃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같은 해외에서의 상표권 침해는 주로 경쟁업체에 의해 이뤄진다. 그들은 상대업체의 해외 진출을 방해하기 위해 이같은 행동을 한다고 FT는 분석했다. 그밖에 고객, 유통업자, 협력 파트너들 또는 일반 개인에 의해서도 이같은 일이 일어나는데 이들은 대부분 상표를 등록한 후 이것을 다시 기업에 팔려고 한다.
중국 정부는 현재 기업들이 해외에서의 상표권 보호에 적극적인 입장을 취하도록 독려하면서 외국인이 지적재산권의 피해자고 중국기업은 늘 가해자라는 인식을 바꾸기 위해 노력 중이다.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국제경제부 송화정 기자 yeekin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