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박건욱 기자]SBS 수목드라마 '카인과 아벨'이 오는 23일 20부 방송분을 마지막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KBS2 드라마 '외과의사 봉달희'의 김형식 PD가 연출을 맡고, 75억여원의 제작비가 투입돼 기대를 모은 '카인과 아벨'은 지난 2월 18일 첫방송된 이후 꾸준히 10% 중후반대의 시청률을 기록, 수목드라마의 강자로 군림했다.
이같은 '카인과 아벨' 인기에는 소지섭이라는 걸출한 배우가 존재했기 때문. 소지섭이 소집해제 후 선택한 첫 작품이라는 점에서 '카인과 아벨'은 방송 전, 이미 '반은 성공한 드라마'라는 평을 받기도 했다.
또 소지섭 이외에도 오랜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하는 신현준과 '이산'에서 도화서 다모 송연 역을 맡아 연기력을 인정받은 한지민이 출연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출연배우들의 '이름'이 드라마에 대한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면 이들 배우의 '연기력'은 그 관심을 드라마의 인기로 이어가는데 일조했다는 평이다.
소지섭(왼쪽), 신현준
◆'기억상실' 소지섭, '이중인격' 신현준, 역시 연기파 배우!
이초인(소지섭 분)과 이선우(신현준 분) 형제가 대립하며 두 여자 김서연(채정안 분)과 오영지(한지민 분) 사이에서 사랑의 갈등을 겪는 내용을 그린 '카인과 아벨'은 배우들의 연기가 드라마에서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소지섭은 인간적이고 따뜻하지만 복수 앞에서는 누구보다 냉정해지는 초인의 모습을 잘 소화해냈다는 평이다.
또 강호라는 인물과 초인이라는 인물 사이에서 고뇌하는 소지섭의 내면연기와 눈빛연기는 그를 진정한 배우로 탈바꿈시키기에 충분했다.
자신이 죽은 줄 알고 형 선우와 사랑에 빠진 옛 연인 채정안과의 이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척 하지만 뒤편에서 남몰래 오열하는 연기와 형 선우(신현준)의 음모를 서서히 알아가면서 느낀 분노와 슬픔 등 다양한 감정을 미세한 눈빛과 표정연기로 모든 것을 표현해냈다.
신현준 역시 선우의 복합적인 내면을 잘 표현해냈다는 평이다. 초인에게는 한없이 다정한 형이었지만 질투로 인해 잔인한 인물로 변모해 가는 모습은 물론, 뇌종양때문에 일으킨 발작연기는 시청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초인을 죽이기 위해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 악한 모습을 보이지만 사랑하는 서연앞에서는 한없이 착해지는 야누스적인 선우의 모습을 맛깔나게 표현해 냈다.
◆'새터민' 한지민과 '눈물의 여왕' 채정안, 성숙해진 연기력 '눈길'
MBC '이산'에서 도화서 다모 송연 역을 맡아 단아한 매력으로 인기를 끈 한지민은 이번 드라마에서 파격적인(?)변신을 시도했다. 극 중 한지민은 억척스럽지만 마음만은 따뜻한 '새터민' 오영지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 것.
그는 '새터민'이라는 역의 특수성때문에 북한 말을 배워야하는 고충(?)을 겪어야 했다.
이에 한지민은 직접 북한말 선생님과 새터민들을 통해 말투와 생활습관, 옷차림에 대해 꼼꼼히 모니터를 하며 오영지라는 역에 몰입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후문이다.
또 현실감 있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일체의 액세서리 없이, 오래된 느낌의 체크무늬 남방과 톤 다운된 컬러의 커다란 점퍼만 걸쳐 입는 것은 물론, 기초 화장만한 노메이크업으로 나섰다.
연기에 전념하기 위해 과감히 '예쁜 것'을 버린 한지민은 자신의 연기스펙트럼을 한껏 넓혔다는 평이다.
서연 역을 맡은 채정안 역시 '눈물의 여왕'이라고 불리며 매 회마다 뛰어난 감정연기로 시청자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채정안은 서연이라는 인물이 겪는 기구한 운명에 매회 눈물을 흘리는 열연을 펼쳐야(?)했다.
연인 초인이 중국에서 실종된 뒤 생사를 몰랐을 때는 불안한 마음에 울었고, 초인이 유골로 돌아온 뒤에는 허망함으로 통곡했다.
채정안은 자신의 눈물연기 비결에 대해 "철저히 주인공의 운명에 빠져들기 위해 실제로 서연의 분신인 것처럼 최면을 걸며 지난 몇 달 동안을 김서연으로 살아왔다"며 "너무나 몰입하며 혼신의 힘을 다했던 캐릭터였기 때문에 마지막 촬영이 끝나는 순간 서연을 떠나보내면서 또 한 번 울지도 모르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연배우들의 연기 뿐만 아니라 백승현(최치수 역), 하유미(김현주 역), 안내상(조현택 역), 권해효(김진근 역), 김해숙(나혜주 역) 등 조연배우들의 감초연기 역시 드라마의 인기를 이끈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계속 초인을 괴롭힌 최치수 역을 맡은 백승현의 '독한 연기'는 주연배우들의 연기 못지 않게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데 한 몫했다는 평이다.
한 드라마 관계자는 "이같이 주· 조연을 가리지 않는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실력은 물론, 좋은 대본과 스태프들의 노력이 함께 어우러진 것이 '카인과 아벨'을 성공으로 이끌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건욱 기자 kun111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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