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역수출로 광주공장 축소 우려
기아차 광주1공장에서 생산중인 쏘울과 이르면 내년초 2공장에서 양산예정인 스포티지 후속 SL(프로젝트명)의 해외공장 생산계획이 알려지면서 지역경제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사측은 치열한 글로벌 자동차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현지생산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인 반면 노조는 향후 국내 역수출로 인해 국내공장에 막대한 파장을 몰고올 것이라면서 계획중단을 촉구했다.
기아차는 지난달 가진 사업계획설명회 자리에서 오는 9월부터 중국 동풍열달기아기차유한공장에서도 쏘울을 생산할 예정이라고 노조에 통보했다. 기아차가 50%의 지분을 보유중인 이곳에서 올해 8500대, 2010년 4만대가 생산될 예정이다.
쏘울 뿐만 아니라 광주2공장에서 내년초 양산을 준비중인 스포티지 후속모델 SL도 중국공장과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국내양산과 동시에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노조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공장 생산추진에 대해 회사측은 중국의 경우 자국 자동차산업 보호를 위해 25%의 높은 관세를 매기는 상황에서 가격경쟁력을 갖지 못하는 현지수출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기아차를 비롯해 세계 유수 자동차 회사들은 잠재력이 무한한 중국시장 공략을 위해 합작법인 설립을 통한 중국 현지생산을 추진중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의 선진메이커들이 선점하고 있는 중국현지에서 생산판매를 포기하는 것은 거대시장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기아차의 중국시장 판매대수는 2007년 10만1000대에서 지난해는 14만2000대로 40%의 신장세를 보였다.
반면 노조는 노사간 합의없는 해외생산계획은 중단해야 한다고 회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관세 때문에 현지에서 생산한다는 논리는 국내공장은 모두 문닫으라는 얘기나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특히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해 국내보다 상대적인 생산우위를 갖고 있는 중국에서 생산물량을 늘리게 될 경우 국내로의 역수출과 이에 따른 광주공장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국내공장의 감산은 곧 공장에서 일하고 있는 종업원들의 감원으로 이어져 고용불안정을 가져와 지역경제에도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더욱이 전례에 없이 아직 국내공장에서 양산도 하지 않은 SL을 유럽과 중국에서 생산하겠다고 회사측이 계획하고 있는 것에 대해 노조는 심각한 위기상황으로 판단하고 총력저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하남산단을 중심으로 지역의 수백여 기아차 협력업체 또한 해외생산 확대 계획에 온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광주1공장에서 양산중인 쏘울은 유럽과 북미시장 진출로 협력업체 또한 생산에 탄력을 받고 있으며 협력업체들은 인도 등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진출을 앞두고 기대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중국현지생산 일정이 발표되고 중국 현지에서 생산된 제품이 이들 시장으로 판매망을 확대할 경우 광주공장 생산량 감소로 이어져 일감이 준 협력업체들은 활로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된다.
광남일보 박영래 기자 young@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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