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윗소로우 '우리는 無자극, 無전략, 無타협'

왼쪽부터 인호진, 김영우, 송우진, 성진환

[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그러고보니 우리 노래, 자극이라곤 요만큼도 없네요." 4인조 보컬그룹 스윗소로우는 새로 발매한 2.5집 '송즈(Songs)' 앨범을 들여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가요계가 최악의 불황에 빠져있다는 요즘, 가수는 어떻게든 사람들의 귀를 자극해 500~600원의 다운로드 요금을 노리는 게 정석이 됐지만 스윗소로우는 엉뚱하게도 무자극, 아날로그, 정체성 고민 등의 단어를 화제에 올렸다. 이런 이야기, 가수 인터뷰에서 꽤 오랜만이다. "굳이 2.5집을 발표한 이유는 좀 쉬어가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에요.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나가야 할까 연구하는 시간이라고나 할까요. 2집까지 활동하면서 정체성에 혼란이 왔거든요. 그 스트레스를 창작으로 푸니까 좋았던 것 같아요."(인호진) 이제 '겨우' 2집 가수가 쉬어간다니, 당황스럽지만 스윗소로우 나름의 절박한 고민에 따른 결정이었다. '연애시대' OST로 이름을 널리 알리고 꾸준한 방송 활동으로 인지도를 쌓아온 이들은 당초 스윗소로우가 원했던 방향이 이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되돌아볼 필요가 있었다. "갑자기 생긴 고민은 아닌 것 같아요. 팬층이 낮아지고 인지도는 높아졌는데, 우리는 더 고민이었죠. 이게 스윗소로우라고 할 수 있는 음악일까. 우리가 일부러 대중적으로 어필하려 노력하는 건 아닐까. 물론 그렇게 의도한 건 아닌데, 언제부턴가 우리가 그렇게 규정되는 것 같았어요.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기보다는, 애써 팬 연령층을 낮추려했다는 그런 느낌이요."(김영우) 아무 것도 의도하지 않고 하고 싶은대로 음악을 해 본 결과, 타이틀곡 '그대에게 하는 말'이 탄생했다. 앨범에는 각 멤버들의 솔로곡도 한곡씩 수록했다. "물론 정체성 문제엔 왕도가 없다는 걸 느꼈어요.(웃음) 어떤 답을 찾았다기보다는, 그 과정 속에서 느낀 무언가가 있어요. 너무 대중을 생각해서 1위 하는 것보다는 우리 음악을 하는 게 낫다. 어렵더라도 우리 것으로 1위하자, 그런 거죠."(인호진) "음악을, 절실하게 평생할 각오로 하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냥 잠깐 반짝하고, 그 이미지 탈피하기 위해 더 고민하느니 처음부터 차근차근하는 게 낫다고 결론낸 거죠."(김영우) '그대에게 하는 말'에는 자극적인 가사도, 자꾸만 반복시키는 후렴구도 없다. 더구나 도입부도 길다. 인터넷 미리듣기 40초를 위해 앞부분에 자극을 모두 쏟아붓는 '트렌드'와는 거리가 있는 셈. "그게 대세이긴 한데요. 그런데 또 아무도 모르는 거죠. 아이돌그룹이나 자극적인 발라드가 잘 되는 건 사실인데, 우리는 또 다른 감성도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우리 것에만 집중하면 잘 될 수 있겠죠."(성진환) 그래서 스윗소로우의 전략은 '무전략'이다. 미리듣기가 40초든 15초든, 이들은 4분12초짜리 작품을 만든다고 생각했다. "기승전결에 입각한 곡이죠. 온갖 전략이 난무하는 춘추전국시대 같은 이곳에서 '무전략이 전략이다'라고 믿어요.(웃음) 대세에 따르겠다는 욕심보다는, 일단 하고 싶은 걸 해서 스트레스 좀 덜어놓자고 생각했어요. 미리듣기로 후렴구를 들어보지 못할 수도 있지만, 그런 곡도 있어줘야죠.(웃음) 이번 곡은 천천히 듣다가 화음이 '팡' 터지는 게 매력이에요."(인호진) 뮤지션으로서 자존심을 지키겠다는 발언이다. 대중성보다는 하고 싶은 음악이 먼저라는 데에 의견을 모으고, 2.5집을 통해 음악 색깔에 살짝 수정을 준 스윗소로우의 결의도 엿보인다. "느리지만 잘 가고 있다는 자부심은 있죠."(송우진)
스스로를 '조울증 그룹'이라고 소개한 스윗소로우는 감성적인 노래와 달리 굉장히 쾌활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 인터뷰 내내 농담과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그룹명 때문일까. 이같은 매력은 덜 부각돼 있는 편이다. "사실 굉장히 긍정적인 그룹이거든요. 막내 성진환은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에도 나왔어요. 공연도 정말 재밌어요. 웃기고요. 커플 위주라고 생각 하는 분도 있는데, 주로 솔로 여성들이 많이 와요."(인호진) 실제로 스윗소로우는 공연에 희노애락을 다 녹이면서, 특히 코믹한 요소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들이 아이돌그룹의 공연을 패러디하는 무대도 볼 수 있다. "저와 진환이는 커플이고요. 나머지 두명은 솔로에요. 커플과 솔로가 대립구도를 갖고 있어서, 공연도 낭만적인 것과 코믹한 게 반반이에요."(김영우) 스윗소로우는 오는 4월부터 SBS 파워FM '이적의 텐텐클럽'의 후임DJ가 되기도 했다. 밝고 꿋꿋하게 자존심을 지켜나가는 네 남자가 천천히, 그러나 제대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center></center>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영상 윤태희 기자 th20022@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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