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이혜린 기자]탤런트 故장자연이 남긴 문서는 지난 13일 KBS '9시뉴스'의 보도로 내용이 알려졌다.
성상납, 골프접대 등 신인 배우가 쉽게 폭로하지 못할 내용들이 사회 유력인사 10명의 실명과 함께 상세히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계속 연기하고 싶다"고 강조해왔던 신인배우가 이 문서를 대중에 폭로하려 마음 먹었을 가능성은 적다. 그저 현 소속사와 작별하고 새로운 시작을 원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결국 이 문서는 KBS 취재진의 손에 들어가 일반에 공개됐고, 이같은 사건의 배후에는 장자연을 둘러싼 두 매니저의 '싸움'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두 매니저는 장자연이 소속된 회사의 전 대표 김모씨와 장자연의 문서를 갖고 있는 유모씨다. 두 사람은 현재 연예계에서도 가장 격렬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이로 손꼽힌다. 2년 전 유씨가 김씨의 회사에서 수개월간 일하면서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현재 소속 연예인 문제로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후 H엔터테인먼트를 따로 차리고 독립한 유씨에게 김씨 소속의 연예인 2명이 이적한 것. 이중 한 명은 두 소속사에서 계약 위반 등의 문제로 복잡한 소송을 진행, 한동안 잡음을 낸 바있다.
바로 이 점에서 "유씨가 고인을 '이용'한 것 같기도 하다"는 일부 유가족의 말에 힘이 실릴 수 있다. 유씨 입장에서는 김씨의 회사가 문제 많았음을 어떻게든 입증해야 했고, 이때 고인의 사연이 필요했던 게 아니냐는 것. 김씨도 "유씨가 소송으로 나와 얽힌 게 4건이나 된다"면서 이 의견에 힘을 보탰다.
13일 KBS '9시뉴스'가 보도된 후 유씨가 자살기도 해프닝을 벌인 것을 두고도 의혹이 남았다. 문서의 존재를 은폐하려했던 유족에게 맞서 "문서가 있다"며 논란을 만들어낸 장본인이 왜 굳이 자살까지 생각했는지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같은 소속사에서 알고 지내던 배우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도와주고 싶은 마음에 문서 작성을 함께 했을 가능성도 높다. 또 구체적인 내용까진 밝히기 싫었을 수도 있다. 이는 유씨만의 개인적이고, 또 도의적인 문제라 경찰 수사 과정에서 명백히 밝혀지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혜린 기자 rinn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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