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낮아져 고가주택일수록 세부담 감소
공동주택 가격 하락으로 올해 보유세 부담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세율 인하로 가격이 왠만큼 오르지 않고서야 세금을 더 내는 일은 없어진다.
집 값이 크게 빠진 버블세븐 지역의 일부 아파트에서 내는 보유세는 지난해의 절반 이하 수준까지 뚝 떨어진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84.43㎡의 경우 지난해 보유세로 452만원을 냈지만 올해는 4분의 1 수준인 109만8000원만 내면 된다. 단독명의로 1주택자일 경우 그렇다. 종합부동산세 과세기준 금액 상향 조정과 공동주택 가격 하락에 따른 결과다.
이 아파트의 지난해 공동주택 가격은 9억2800만원이었다. 올해는 경기침체로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7억2000만원으로 작년보다 22.4% 하락했다.
종부세 과세기준이 9억원으로 상향되면서 올해 종부세 대상에서 제외됐다. 결국 지난해 246만원을 종부세로 내야 했지만 올해는 한 푼도 내지 않아도 된다.
206만원이던 재산세도 과세표준 조정과 세율인하로 96만2000원이 줄었다. 재산세의 경우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60% 기준시가를 적용해 나온 결과다.
공동주택 가격이 소폭 오른 강북의 경우도 세부담은 줄었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59.98㎡의 재산세 부담은 35%나 줄었다. 세금부담은 6만9600원이 줄어든 12만8400원이다.
과세표준은 8600만원에서 1억5600만원으로 높아졌지만 세율이 0.15∼0.5%에서 0.1∼0.4%로 낮아졌기 때문이다. SK북한산시티의 공동주택 가격은 지난해 1억7200만원에서 400만원 올랐다.
인천 학익동 동아풍림 아파트(84.36㎡)는 공동주택 가격이 1억9900만원으로 8.7%나 올랐지만 세부담은 오히려 30% 가량 떨어졌다. 마찬가지 이유다.
은마아파트와 마찬가지로 고가 주택일수록 수혜를 많이 봤다. 전국 아파트 중 최고가를 기록한 삼성동 아이파크(269.4㎡)는 42억8800만원으로 올해 공동주택 가격이 11.1% 빠졌다.
하지만 세부담 감소율은 공동주택 가격 하락폭보다 훨씬 큰 67%로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종부세 절감액이 컸다. 6078만원이던 종부세가 1447만원으로 줄었다. 올해 종부세 과세표준은 기준시가에서 과세기준금액을 뺀 금액이 되고 여기서 나온 잔액을 공정시장가액비율(80%) 곱한다.
1주택 단독명의로 가정했을때 기초공제액 등을 빼면 과세표준은 27억1040만원이 된다. 과세표준 자체만 지난해 42억2400만원보다 크게 줄었다. 세율도 1∼3%에서 0.5∼2%로 낮아졌다.
결과적으로 지난해 7258만원의 세금을 냈지만 올해는 3분의 1 수준인 2413만원만 세금으로 납부하면 된다. 왠만한 봉급쟁이 월급인 4845만원이 절감되는 셈이다.
여기에 고령자 세액공제, 장기보유공제 등을 적용하면 세부담은 더 줄어든다.
신방수 세무사는 "재산세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아직 결정되지 않아 정확한 세액 산출은 어렵지만 공동주택 가격 하락과 세율인하로 전체적인 세부담이 크게 줄었다"며 "특히 종부세 대상이 되는 고가주택 소유자의 세부담 감소가 눈에 띄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김민진 기자 asiakm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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