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라노 라파엘라 안젤레티
[아시아경제신문 박소연 기자]208년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뜨리에스떼 베르디극장이 첫 내한공연으로 푸치니의 오페라 '나비부인'이 국내에서 선보인다.
'나비부인'은 가난 때문에 15세에 게이샤가 된 나비부인 '쵸쵸상'과 미 해군 장교의 비극적 사랑을 그린 오페라다. 순간의 사랑을 운명으로 받아들인 게이샤의 순정이 죽음의 선율을 타고 흐른다.
공연을 앞두고 나비부인 역의 소프라노 라파엘라 안젤레티(Raffaella Angeletti)와 이메일로 만났다.
"오페라 '나비부인'은 푸치니가 가장 사랑했던 오페라예요. 그가 그토록 사랑했던 쵸쵸상을 위해 이 오페라를 만들었으니까요. 또한 푸치니가 한번도 방문해 보지 못한 일본을 동경하며 만든 오페라이기도 하고요. 서양인의 관점에서 지고지순한 쵸쵸상은 정말 신비하면서도 매력적인 캐릭터죠."
하지만 그는 실제 생활에서는 나비부인의 사랑관에 공감할 수 없다고 전했다.
"사실 실생활에서 저는 그런 사랑의 방법에 동의할 수 없어요. 그렇지만 무대에서는 그토록 한 사람을 사랑한, 어쩌면 바보 같이 순수한 여인의 감정을 최대한 끌어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울러 그는 쵸쵸상처럼 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지 가끔씩 자문해 본다고.
"쵸쵸상이란 인물은 사실 오늘날 현실 속에서 감히 상상하기조차 힘든 인물이 아닌가 생각해요. 나는 그토록 한 사람을 진심으로 사랑할 수 있는지 가끔 자문해 보기도 한답니다. 그렇지만 그렇게 극단적인 방법을 택할 수 있진 않을 것 같아요."
그가 나비부인을 처음으로 연기한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하지만 극 중 나비부인의 폭발하는 감정을 소프라노로 표현하는 것은 여전히 어렵다고 말한다.
"첫 '나비부인' 공연은 10년 전 이탈리아 사보나에서였어요. 처음으로 하는 '나비부인' 공연 때 난 정말 두려웠죠. '나비부인'에서 소프라노의 역할이 절대적이잖아요. 사랑의 설레이는 감정으로부터 극도의 분노로 오열하는 모습까지, 나비부인은 소프라노에게 참으로 어려운 역할인 것 같아요"
그는 '나비부인'속에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사랑의 모든 감정이 들어있다고 말한다.
"이 오페라는 약 2시간 30분 동안 진행되는 긴 오페라예요. 해피엔딩도 아니죠. 한 여인이 그토록 사랑하는 사람과 나눈 애틋하고 설레는 사랑, 그리고 배신의 분노에 몸서리치는 장면 등 우리가 살아가면서 느끼는 사랑의 모든 감정이 들어있다고 생각해요. 물론 어떤 사람은 이해하기 힘들 과장된 사랑의 모습도 있지만요. 모든 관객이 '나비부인'을 보고 난 느낌은 다르겠지만, 쵸쵸상이 경험한 사랑, 그 위대한 감정에 몰입하고 공감하였으면 좋겠어요. 쵸쵸상의 변해가는 사랑의 감정을 음악을 통해 느껴보는 것도 좋을 것 같구요."
라파엘라는 파바로티 국제콩쿠르과 푸치니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세계 오페라 무대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이후 피에르 루이지 피치(Pier luigi Pizzi)와 2005년 팔레르모와 마체라타의 야외원형극장에서 오페라 '안드레아 쉬니에'를 공연하며 극찬을 받은 바 있다.
오는 12~15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열리는 공연에서 그가 보여줄 '나비부인'의 모습이 기대된다.
'뜨리에스떼 베르디극장' 첫 내한공연, 오페라 '나비부인'
박소연 기자 mus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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