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관료 전성시대] <5>세상 밖에서 다시뛰는 그들
[인터뷰] 조환익 KOTRA 사장
"관에서 민으로 간다는 것은 상품을 구상, 기획하는 자리에 있다가 생산 혹은 판매현장에 뛰어드는 것과 같다. 전문성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갖춘 색깔있는 사람이 돼야 한다"
오바마의 경제팀에 버금가는 민-관 스위칭의 대표주자 조환익 KOTRA 사장은 25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의 경제위기가 시장이냐 정부냐 어느 일방의 문제가 아닌 것처럼 해결방법도 양 측에서 찾아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28년을 몸담았던 공직을 떠나 민간영역에서 실로 많은 것을 배웠으며, 이는 공직에서 재해석해 쓰일 수 있는 값진 것들이었다"며 "발상의 전환과 관료조직의 상대적 무사안일주의를 벗어날 수 있는 핵심이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조 사장은 2004년 산자부 차관으로 공직에 컴백할 당시 파격적으로 여성비서관을 첫 임명했다. 주변의 우려도 많았지만 여성 특유의 유연함과 효율적인 일 처리로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민간의 경쟁마인드를 도입, 비효율을 적극 개선하면서 산자부를 중앙정부 혁신 1위에 올려놓기도 했다. 2007년 수출보험공사 사장으로 자리해서는 '돈수출'이라는 역발상을 통해 마냥 퍼주기만하는 공기업이 아니라 수익을 내는 공기업으로 변신을 꾀했다.
조 사장은 "수보가 기업이 꼭 필요로 하는 상품을 개발해 수익을 내는 금융회사로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해외자원개발펀드, 영화펀드보험 등을 개발해 엄청난 수익을 창출했다"고 말했다.
또 코트라에 가서는 최근 '逆샌드위치론'을 주장하며 일본과 중국사이에서 수출 경쟁력을 갖추자는 아젠다를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관과 민의 교류가 보다 활발해져야 한다"며 "무엇보다 장기적 안목으로 자기계발을 철저히 한다면 반드시 정당한 보상은 따른다는 것을 잊지 말아달라"고 관료 후배들에게 당부했다.
다만 "일각에서 우려하는 민-관 유착의 부정부패 방지가 필요한 만큼 교류를 제도화하고 법적 지원시스템을 갖추는 게 가장 먼저"라고 덧붙였다.
조 사장은 마지막으로 "바야흐로 서로의 에너지 합을 능가하는 시너지를 내는 '합(合)이 든 시대'가 오고 있다"며 "활발한 민-관 교류로 각자의 부족함을 메우고 비교우위에 있는 점을 극대화할 때 경제위기를 넘어 희망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환익 사장은...
행시 14회의 조 사장은 상공부 사무관으로 시작해,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과 차관보를 지내고 공직의 옷을 벗었다. 2001년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을 지내다 2004년 산자부 차관으로 다시 공직에 컴백했다. 2006년 법무법인 율촌의 상임고문을 잠시 맡다 2007년 수출보험공사 사장을 지냈고, 지난해부터는 KOTRA 사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재은 기자 alad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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