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웅① '왜 달리냐고? 좋으니까. 숨고르기? 됐어'(인터뷰)

[아시아경제신문 문용성 기자]배우 엄태웅은 쉼 없이 달린다. 공백기가 거의 없는 상태에서 한 작품씩 한 작품씩 끊임없이 해왔다는 얘기다. 드라마와 영화를 적절히 안배하는 센스도 있다. 영화 ‘핸드폰’을 찍고 나서 요즘 홍보 활동에 한창인 그는 벌써 두 편의 차기작을 잡아뒀다. MBC 새 드라마 ‘선덕여왕’과 이준익 감독의 새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 남자 주인공으로 출연하는 것. 두 작품 모두 아직 촬영에 들어가지 않았다. 박흥용 작가의 원작 만화를 영화화하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임진왜란 말기의 조선시대를 무대로 세 남자의 얽히고설킨 운명을 그린 영화. ‘선덕여왕’도 마찬가지로 사극이어서 엄태웅은 이미 수염을 기르기 시작했다. “수염 기르는 것이 은근히 힘든 일이네요. 혹시 촬영 때 안 되겠다 싶으면 깎아 버리고 수염을 붙이겠지만 가능하면 실제 수염으로 연기하려고요. 사극은 이번이 처음이어서 다른 때보다 신중히 준비하고 있어요.” 웬만하면 겹치기 출연은 안 하는데 그렇다고 오랫동안 공백을 둔 적도 없다. 드라마와 영화로 쉴 새 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온 이유에 대해 엄태웅은 “좋으니까, 직업이니까, 예술을 떠나 생업이고, 그래야 어머니랑 잘 살 수 있으니까”라고 답한다. “주위에서는 왜 그렇게 달리냐고 해요. 그래서 숨고르기 혹은 재충전, 재정비가 필요하니 무리하게 작품 활동을 하지 말라는 조언을 많이 하죠. 그런데 주위의 우려가 있어도 저는 달릴 겁니다. 부족한 부분도 아직 많고, 일하면서 쌓여가는 뭔가를 느꼈을 때 희열을 느끼니까요. 누구에게나 때가 있는 법이잖아요. 지금이 그때이고, 배우는 작품을 해야 배우잖아요. 아니면 ‘배우였던 사람’이 되는 거죠. 사실 한 1개월 정도 쉬면 몸이 근질근질하고 불안해져요.”
그가 달리는 이유는 또 있다. 언제나 느끼는 그 모자람을 채우고 싶어서다. 직감에 의지하기 때문에 정확한 연기를 완성하지 못한다는 점, 주연배우로서 필히 갖춰야 할 티켓 파워나 스타성이 부족하다는 점이 엄태웅이 안고 있는 숙제다. 그는 “지금까지 열심히는 했다고 생각한다. 이제 잘해야 할 때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준익 감독이 그러시더군요. 제 연기가 애매모호하다고. 다만 답답하지 않아서 사람들이 잘 몰라봐 다행이라고. 김윤석이나 박희순 형은 감정을 끌어올리면서도 정말 정확한 연기를 하세요. 집요함이나 몰입 정도가 무서울 지경이죠. 이번에 함께 한 박용우 형은 저와 정반대 스타일이어서 배울 점이 아주 많았어요. 사람 관계를 잘 헤아리고 생각이 많고 치밀하죠.” 대중에게 엄태웅이 자신의 이름을 알린 작품이 드라마 ‘쾌걸춘향’이라면 배우로 인정받고 확실히 자리매김한 작품은 ‘부활’일 터. 여기에 영화 흥행작에는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이 있지만 그가 주연은 아니었다. 그런 그가 영화로는 처음으로 주연을 맡았다. 오는 19일 개봉할 ‘핸드폰’에서 그는 영화의 시점이 되는 주인공 열혈 매니저 승민 역을 맡았다. 마초적인 성향이 강하지만 아내에 대한 사랑이 절대적인 남자 캐릭터. 인생을 뒤바꿀만한 동영상이 들어 있는 자신의 핸드폰을 잃어버려 얼굴 없는 습득자로부터 애를 먹는 인물이다. “부담이요? 이루 말로 다 못합니다. 과거 ‘부활’ 할 때와 비슷한데 이건 영화이기 때문에 부담은 더 크죠. ‘부활’ 때 과연 내가 24부작을 끌고 갈 수 있을까 스스로 의심하고 두려웠거든요. 다른 점이 있다면 여유가 좀 생겼다는 정도? 관객이 끝까지 긴장하면서 볼 수 있을까 그게 걱정입니다.” 끊임없이 일하고 고민하고 발전하는 배우 엄태웅이 데뷔 이래 가장 큰 시험대가 될 ‘핸드폰’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지켜볼 일이다. 문용성 기자 lococo@asiae.co.kr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아시아경제 & 스투닷컴(stoo.com)이 만드는 온오프라인 연예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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