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바스틴, 얼비툭스 등 고가 항암제를 여러 개 함께 쓴다고 해서 반드시 더 좋은 효과를 내는 것은 아니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새로운 항암제를 개발하는 것보다, 기존 약들을 섞어 최적의 '칵테일 요법'을 발견해 내려는 연구진의 노력 중 하나가 실패로 돌아갔다.
5일자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신 온라인판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전이된 직결장암 환자에게 아바스틴과 얼비툭스 두가지 표적항암제를 투여했더니 아바스틴만 투여한 환자보다 무진행 생존기간이 오히려 짧았다.
무진행 생존기간이란 암이 악화되지 않고 생존한 기간을 말한다. 삶의 질 측면에서도 두 약을 함께 쓴 그룹이 더 나빴다.
각기 다른 작용기전을 가진 두 표적항암제를 병용했을 때 환자를 보다 오래 살릴 수 있을 것이라 가설이 현실화 되지 못한 것이다.
로버트 메이어 박사(미국 보스턴 다나-파버 암센터)는 '진보된 표적치료제, 더 많은 게 늘 좋은 건 아니다'란 제목의 저널 사설을 통해 "두 약의 성분이 서로 상호작용하고 있다는 추측이 이전에도 있었으나 정확히 그게 뭔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연구실패 원인에 대해선 "항암 치료전 제어할 수 없던 치료행위가 있었을 수도 있다"는 정도의 의견을 냈다.
연구팀은 전이성 직결장암 환자 755명을 두 그룹으로 나눠 378명의 환자에겐 기존 화학항암제와 아바스틴을 투여하고, 또다른 그룹엔 여기에 얼비툭스까지 더한 후 결과를 관찰했다.
아바스틴 위주의 기존 요법만 시행한 환자들은 평균 10.7개월 간 질병악화 없이 생존한 반면, 얼비툭스 그룹은 9.4개월에 머물렀다.
두 그룹간 차이는 우연히 발생한 게 아니라 통계적으로도 의미있는 차이를 보인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그 외 지표인 전체 생존기간, 삶의 질 등 측면에서도 얼비툭스를 더한 그룹이 기존 요법보다 좋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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