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신문 고경석 기자] 설 연휴 동안 기록 면에서 주목받은 영화는 새로 개봉한 영화가 아닌 두 편의 기개봉작이었다.
지난해 개봉한 두 편의 한국영화 '과속스캔들'과 '쌍화점'이 그 주인공이다.
'과속스캔들'은 배급사 롯데엔터테인먼트 집계 결과 26일 전국 700만 명을 돌파했다. 누적 관객수는 701만 8000여명이다.
지난해 12월 3일 개봉한 '과속스캔들'이 700만명을 돌파하는 데 소요된 시간은 54일.
역대 한국영화 흥행작 9위에 오른 '과속스캔들'은 9편의 흥행작 중 700만명을 돌파하는 데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린 작품인 것으로 드러났다.
1위 '괴물'은 12일, 2위 '왕의 남자'는 29일, 3위 '태극기 휘날리며'는 21일, 4위 '실미도'는 31일, 5위 '디워'는 18일, 6위 '친구'는 52일, 7위 '웰컴투 동막골'은 50일, 8위 '화려한 휴가'는 39일이 걸렸다.
이는 '과속스캔들'이 입소문을 타고 천천히 흥행세를 탔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지난 12월 이후 '과속스캔들'을 누를 만한 화제작이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 12월 30일 개봉한 '쌍화점'은 설 연휴를 기점으로 350만명을 돌파했다.
배급사 쇼박스 집계 결과 '쌍화점'은 26일까지 352만 3000여명을 동원했다. 개봉 28일 만의 결과다.
지난해 12월부터 한국영화 부활을 이끌어온 두 영화는 22일까지 도합 998만명을 기록해 설 연휴가 시작되기 하루 전인 23일 1000만명을 돌파했다.
두 영화의 흥행은 여러 면에서 한국 영화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을 제치고 지난해 개봉작 중 최고의 흥행작으로 떠오른 '과속스캔들'은 저비용 고효율을 실현한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스타캐스팅이나 많은 제작비를 들이지 않고서도 좋은 이야기만 있다면 얼마든지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한 셈. '과속스캔들'이 개봉 8주차인 설 연휴까지 박스오피스 4위를 기록할 수 있는 원동력이 여기 있다.
또한 '쌍화점'은 18세 이상 관람가의 멜로드라마로도 충분히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18세 이상 관람가 등급과 멜로드라마라는 장르는 흥행에 걸림돌로 여겨졌던 요소들.
그러나 '쌍화점'은 350만명을 돌파하며 손익분기점을 넘어서는 성과를 거뒀다. 1일 평균 3~5만명의 관객이 들고 있어 전국 400만명 돌파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설 연휴까지 이어진 '과속스캔들'과 '쌍화점'의 흥행이 2009년 한국 영화계에 희망의 불씨를 던져주고 있다.
고경석 기자 ka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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