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자본, 中 은행 떠난다

미국ㆍ유럽 은행들이 기존에 투자했던 중국 은행들의 지분을 앞다퉈 매각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형편이 예전같지 않은 서구 선진은행들이 보호예수기간이 끝나자 3년간에 걸친 투자 차익을 실현하는 모습이다. 중국 은행들은 서구은행과 달리 서브프라임모기지과 관련된 부실이 거의 없어 상대적으로 건전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는 7일 중국건설은행(CCB) 지분 2.5%(56억주)를 28억달러에 팔았다. BOA는 CCB와 2005년 전략적 협력 관계를 맺은 뒤 지분을 지난해 7월ㆍ11월 두차례에 걸쳐 추가로 사들여 지분율을 19.1%까지 높인 바 있다. 하지만 BOA의 지분 매각 계획은 보호예수기간과 관련해 현행 중국증권법을 위반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홍콩 최고의 재벌 리카싱도 중국은행(BOC) 주식 20억주에 대한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다. 리카싱은 자신이 만든 자선단체를 위해 5억2400만달러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카싱의 주변 관계자는 "지분 매각 후에도 리카싱의 남은 BOC 지분은 30억주에 달하며 당분간 추가 매각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BOC 지분 8.25%를 보유 중인 영국의 RBS의 보호예수기간이 지난해말 풀리면서 지분 매각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지난해말 스위스은행인 UBS는 BOC 지분에 대한 보호예수기간이 풀리자마자 보유 지분 1.3%(34억주)를 8억달러에 전량 매각했다. BOC는 지난 2005년 9월 BOC 지분 1.6%를 5억달러에 사들인 바 있다. 해외 은행들이 중국을 떠나는 또다른 이유는 파트너십의 관계 악화가 꼽힌다. 보스턴컨설팅그룹 베이징 사무소의 홀거 마이클리스 파트너는 "처음 협력 관계를 맺을 때만 해도 해외 투자자들은 투자수익을 챙기고 중국 은행들은 선진 금융기법을 받아들일 수 있는 기회로 여겼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경쟁자 관계로 발전하게 마련"이라고 진단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해외 은행들이 지난 2005년 중국내 투자규제가 완화되면서 밀물처럼 밀려왔다가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며 이들의 이탈은 중국이 이들 선진기법과 자본을 활용해 세계적인 금융 중심지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를 꺾고 있다고 전했다. 해외투자자들이 발을 빼는 그 다음 은행 순서로는 중국공상은행(ICBC)이 꼽힌다. 골드만삭스ㆍ알리안츠ㆍ아메리칸익스프레스 등 ICBC 투자자들은 이르면 오는 4월부터 주식을 자유롭게 팔 수 있게 된다. 델타 아시아 파이낸셜의 코니타 훙 총괄책임자는 "중국 사업을 장기적으로 펼치려는 몇몇 은행들은 지분을 계속 보유하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환 베이징특파원 donkim@asiae.co.kr <ⓒ아시아 대표 석간 '아시아경제' (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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