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환경영향 저감방안" 조건부 동의
설악산 끝청까지 3.3km 케이블카 설치
국내 육상 국립공원 케이블카 2번째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삭도) 설치사업이 40여년간 찬반 논란을 거듭해 온 끝에 정상 추진된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양양군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지구와 설악산 정상 대청봉에서 직선거리로 1.4㎞ 떨어진 '끝청'을 오가는 연장 3.3㎞ 케이블카를 놓는 강원도민의 숙원이다.
이 사업은 1982년 문화재청의 반대로 좌초된 이후, 2번에 걸친 국립공원계획 부결과 문화재 현상 변경 불허, 그리고 환경영향평가 부동의 등 여러 번의 백지화 위기를 겪었다.
환경부 원주지방환경청은 강원 양양군의 설악산국립공원 오색케이블카 설치사업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조건부 협의(조건부 동의)' 의견을 제시했다"고 27일 밝혔다.
앞서 양양군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제기한 부동의 처분 취소심판 인용 재결에 따라 재보완 절차를 거쳐 이번에 협의를 이뤄냈다.
다만, 원주지방환경청은 조건부 의견을 내면서 몇 가지 보완을 요구했다.
산양 등 보호종에 대해 무인 센서 카메라와 현장 조사를 병행해 서식지 기능을 높일 방안을 마련하고, 보호식물 등에 대해 추가로 현지 조사를 실시하도록 했다.
또 생태계 영향과 지형 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상류 정류장 위치를 해발고도 1480m에서 1430m 하향 조정하고, 디젤발전기 대신 중청대피소까지 전기를 끌어오는 방안도 추가로 제시했다.
오색삭도 설치 계획은 2024년 착공, 2027년 운행 예정이다. 육상 국립공원에 설치하는 케이블카로는 덕유산에 이어 2번째다.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이날 '환경영향평가 통과' 발표 담화문을 통해 "41년 걸렸다. 만시지탄이지만 154만 강원도민과 함께 환영한다"면서, "설악산 환경은 강원도에서 먼저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어 "남은 절차를 최대한 신속히 밟아 원샷으로 해결해서 연내 착공하겠다"며, "향후 조직개편을 통해 도청 안에 '설악산 삭도추진단'을 만들어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김진하 양양군수는 "그동안 '국립공원' 이며 '천연기념물'인 설악산에 어떻게 케이블카를 놓을 수 있겠냐고 걱정하고 격려해주신 모든 분과 함께 국가 시범사업에 걸맞은 글로벌 명품 케이블카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주민 대표인 정준화 친환경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추진위원장은 "친환경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는 이제 첫발을 뗐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가 많이 남아있다"면서, "우리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추진위원회는 강원도와 양양군과 한마음 한뜻으로 풀어나갈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과제 중 하나이고 김진태 강원도지사 선거 공약이기도 하다.
한편, 이번 조건부 협의 결정으로 오색 삭도 설치를 반대해 온 환경단체의 반발도 예상된다.
강원=라영철 기자 ktvko2580@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