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SCMP 칼럼]트럼프 그린란드·파나마 운하 위협, 농담이 아닌 이유

시계아이콘02분 32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캐나다·파나마 운하·멕시코만·그린란드 논란
美, 패권국 위상 재확인하려면 안보 보호 가치 명확히 해야

[SCMP 칼럼]트럼프 그린란드·파나마 운하 위협, 농담이 아닌 이유 데이비드 도드웰 홍콩-APEC 무역정책연구그룹 이사. SCMP
AD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에야 취임했지만 논란을 일으키는 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능력을 보여줬다. 캐나다가 미국의 51번째 주가 되라는 제안, 파나마 운하의 주권 회복 위협, 멕시코만을 미국만으로 이름을 바꾸라는 제안, 덴마크로부터 그린란드를 인수하겠다는 제안 등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한 국내 문제에만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진 지도자에게 이는 엄청난 외교 정책 활동을 암시하는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고 지난 15일 체결한 가자지구 평화 협정을 확고히 해야 하며, 불법 이민자를 원래 있던 나라로 돌려보내야 한다는 명령은 전혀 언급하지도 않았다.


전 세계 대부분의 논평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국주의적 주장을 회의적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만 그의 주장은 그가 국가와 국가 안보에 깊은 우려를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또한 다른 나라들에 자국 주권을 보호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켜 신경을 곤두서게 했다. 무테 에게데 그린란드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위협에 대한 응답으로 이같이 썼다. "그린란드는 우리 것이다. 우리는 매물로 나온 것이 아니며 결코 매물로 나오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자유를 위한 오랜 투쟁에서 결코 패배해서는 안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으킨 소동은 대부분 정치 지도자들이 국가, 국민성, 국경, 국가 정체성, 그리고 특히 트럼프 행정부에 중요한 국가 안보 같은 개념을 얼마나 중요하게 받아들이는지를 일깨운다. 대다수 사람은 국가 정체성이 실제로 존재하고, 식별 가능하며, 중요하다는 데 동의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많은 사람은 이 개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매우 모호한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런 개념은 포용과 배제라는 개념에 기초하지만, 그렇다면 포용은 어떤 기준에 의한 것인가.


인종적 동질성? 파리에 사는 알제리계 프랑스인, 영국 중부에 정착한 케냐계 아시아인, 우크라이나 도네츠크에 사는 러시아인에게 물어보라. 공용어?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캐나다 퀘벡주 사람, 튀르키예의 쿠르드어 사용자에게 물어보라.


인정된 경계 내에서 사는 것은 어떨까. 여기서 우리는 수렁에 빠진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오늘날 국경의 40% 이상은 영국과 프랑스 제국주의의 결과로 그어졌다고 한다.


포르투갈과 안도라는 거의 1000년 동안 존재했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들은 예외적으로 그 규칙을 입증하는 사례다. 미국은 1776년 건국됐지만 오늘날 국경으로 확장하는 데는 한 세기 이상의 노력이 있었다.


현실은 작년에 아제르바이잔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흡수하기 직전까지 국경이 광란의 소용돌이였다는 것이다. 자난 가네시 파이낸셜타임스(FT) 칼럼니스트는 이렇게 썼다. "국가는 어느 정도 마음의 속임수다. 임의적이고 종종 최근에 형성된 국경 내에 있는 한 집단이 시대를 초월하는 것으로 여겨지는 가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매입하거나 장악하는 데 관심이 있어 큰 소란이 일어남에도 불구하고 인구 약 5만6000명으로 추정되는 덴마크의 얼음으로 둘러싸인 북극 보호령은 바로 그런 ‘마음의 속임수’에 불과하다.


이 작은 인구는 새로 문을 연 홍콩의 카이탁 스포츠 파크 수용 인원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린란드의 인구는 투발루 인구(약 1만1000명)만큼 적지는 않지만 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최소한의 인구 기준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린란드는 1000여년 전 아이슬란드에서 온 노르드인들이 정착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15세기까지 사라지거나 떠났고, 그린란드는 몇 세기 동안 캐나다에서 온 이누이트족에게 남겨졌다.


덴마크와 노르웨이 탐험가들은 1700년대 다시 그린란드에 도착했지만 1814년 덴마크와 노르웨이가 분리되면서 그린란드는 덴마크 왕실에 남게 됐다. 1953년에야 그린란드는 덴마크와 완전히 통합했고, 그린란드 주민들은 덴마크 시민이 됐다.


어떤 측면에서는 그린란드인을 덴마크인으로 보는 것은 타당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는 터무니없다. 그린란드인은 덴마크 법과 세금의 적용을 받으며 사회보장, 교육 및 의료 서비스를 받는다. 덴마크 정부는 연간 약 5억1000만달러를 지원하는데 이는 보호령 공공 예산의 약 절반에 해당하며 외교와 안보 정책을 담당한다.


그러나 미국은 수년간 그린란드에 군사 기지를 두고 있으며, 이를 북극해에서 러시아(및 중국) 활동 증가를 막는 중요한 안보 장벽으로 보고 있다. 더 많은 그린란드인이 독립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더 강력한 지렛대나 영향력을 확보하기 위해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그리 터무니없는 일이 아닐 수도 있다.


1867년 이래 독립을 유지한 캐나다에 주권을 주장하는 것은 지나치게 도발적일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 동안 캐나다는 점점 더 안보에 대해 불안해하고 집착해왔으며, 트럼프 행정부의 뻔뻔스러운 주장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파나마 운하에 대한 미국의 통제권을 회복하겠다는 위협도 마찬가지다. 그는 중국이 운하 양 끝 항구를 ‘통제’하고 있다는 것에 편집증적인 태도를 보일지 모르겠지만, 현실은 미국이 20세기 대부분 동안 그 운하를 통제했고, 1999년에야 비로소 파나마에 통제권을 넘겼다는 것이다.


불변의 국민성과 국가성이라는 신화를 깨트리는 것이 시기적절할 수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안보 의제가 보호하려는 국민성과 시민권의 가치를 보다 신중하게 명확히 하려는 노력도 마찬가지다. 다만 미국이 정말로 세계 패권국으로서의 가치를 재확인하는 과정에 있다면 적어도 그 안보 의제가 보호하려는 가치를 명확히 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는 단지 논란을 일으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데이비드 도드웰 홍콩-APEC 무역정책연구그룹 이사


AD

이 글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의 칼럼 ‘Why Trump’s threats over Greenland and Panama Canal may be no joke’를 아시아경제가 번역한 것입니다.


※이 칼럼은 아시아경제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게재되었음을 알립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2213:03
    '다주택' 71번 '투기' 31번…李대통령 SNS로 읽는 정책 신호
    '다주택' 71번 '투기' 31번…李대통령 SNS로 읽는 정책 신호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한 달간 X(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부동산 관련 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다주택(다주택자 포함)'으로 71회였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특정 키워드를 반복적으로 꺼내는 것은 그 자체로 정책 방향을 시장에 알리는 신호로 읽힌다. 정부 부동산 정책의 무게 중심이 실거주 목적을 벗어난 투기적 다주택자 규제에 놓여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2일 아시아경제가 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부

  • 26.02.2009:59
    서울 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 40% 넘겨…다주택자도 먼저 던진다
    서울 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 40% 넘겨…다주택자도 먼저 던진다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소형 면적 선호 현상에 대출 규제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체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전용 60㎡ 이하의 거래 비중이 42.8%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비중은 39.9%로 40%를 밑돌았지만 이후 상승세를 그려 지난해 12월엔 44.8%로 4.9%포인트 오르기도 했다. 소

  • 26.02.2008:19
    "유산? 내가 다 쓰고 간다"…"실버타운? 내 돈 쥐고 '보증금 0원' 호텔 살란다"
    "유산? 내가 다 쓰고 간다"…"실버타운? 내 돈 쥐고 '보증금 0원' 호텔 살란다"

    대한민국 상위 1%를 위한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호텔신라·롯데호텔·현대건설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사업에 뛰어들었고 정부도 2024년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민간 공급 확대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자금 유동성을 두고 셈법이 복잡하다. 실버타운 특성상 현금 수십억 원을 보증금으로 묶어둬야 하는 기회비용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보증금 없이, 연령 제한

  • 26.02.1815:06
    "세금 무서워" 서울 고가 매물 쏟아지는데…팔리는 건 '15억 이하'
    "세금 무서워" 서울 고가 매물 쏟아지는데…팔리는 건 '15억 이하'

    정부가 '거주 목적 외' 주택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회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다만 늘어나는 매물만큼 거래가 따라붙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대출 규제로 매수 여력이 제한된 데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일이 다가올수록 매물이 늘어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망 심리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일 기준 서

  • 26.02.1807:00
    수도권 집값 상승 지방으로 퍼질까…기대 심리 '쑥'
    수도권 집값 상승 지방으로 퍼질까…기대 심리 '쑥'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주택 가격 상승이 주춤한 가운데 지방 부동산 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 주택사업자들이 바라보는 지방 부동산 경기 전망도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월 비수도권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보다 16.0포인트 상승한 93.3으로 전망됐다. 주택사업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준선인 100보다 여전히 낮은 수치지만 같은

  • 26.02.2015:42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과 김윤형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 모시고 핫이슈 관련해서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소종섭 :민주당 얘기 좀 해볼까요? 송영길

  • 26.02.1915:25
    '젊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젊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거리를 다니다 보면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띈다. 어느 순간 그렇게 됐다. 서울이 뉴욕의 축소판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 많은 외국인은 어디서 왔을까?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월보에 따르면

  • 26.02.0511:23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박원석 전 국회의원(2월4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박원석 전 의원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원석 : 네,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오늘 장

  • 26.02.0314:25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2월 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정치, 지난주 토요일부터 오늘 오전까지 9개를 올렸습니다.

  • 26.01.2907:47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군멍군'을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올 8월 전당대회를 향한 움직임이다. '8월 전대'는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를 넘어 여권의 권력 지형을 가르는 의미가 있다. 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그의 정치적 힘은 지금보다 더 커진다. 여권 내 위상이 올라가는 것도 당연하다. 2028년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권을 쥐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표가 된다면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