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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추모공간으로 제안한 녹사평역 지하 4층…어떤 곳이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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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 장소 인접’, ‘빈 원통형 설계로 지하 4층까지 채광’ 장점
‘사방이 막힌 한계’, ‘개찰구,승강장과 가까워 엄숙함 無’ 단점

[아시아경제 최태원 기자] 녹사평역 지하 4층. 2017년 9월 서울시와 서울교통공사가 시민들이 일상에서 예술을 접할 수 있게 공공장소를 리모델링하는 '서울은 미술관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녹사평역이 그 중 하나로 선정돼 ‘지하예술정원’으로 재탄생해 시민들의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번엔 녹사평역이 때 아닌 분향소 문제로 사람들의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향소 위치를 두고 유가족들과 서울시가 나흘째 대립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가 유가족 측에 분향소로 녹사평역 지하 4층을 제안하면서다. 기자가 이곳을 직접 둘러보고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서울시가 추모공간으로 제안한 녹사평역 지하 4층…어떤 곳이길래 7일 오전 8시께 녹사평역 지하 4층에서 올려다 본 천장. 투명한 천장을 통해 채광이 들어오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sk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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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전 7시30분께 찾은 녹사평역 지하 4층은 일반적인 지하 공간과는 사뭇 다른 느낌이었다. 빈 원통형 설계 덕에 투명한 천장에서 들어오는 채광이 지하 4층까지 닿았다. 녹사평역이 자연광을 활용해 조성한 ‘시간의 정원’도 지하라곤 생각하지 못하게 하는 요소였다. 투명한 천장을 통해선 구름과 함께 드리워진 나뭇가지들이 보이기도 했다. 0도에 가까운 쌀쌀한 날씨였지만 실내이기 때문에 추위도 느낄 수 없었다. 참사 장소와도 700m 떨어진 도보 10분 거리였다.


다만 사방이 꽉 막힌 공간에 답답한 느낌을 완전히 지울 순 없었다. 개찰구와 가깝다는 점도 장점이자 단점이었다. 오가는 승객들의 눈에 쉽게 띄지만, 승차권을 찍는 소리와 지하철 소리가 수시로 들려 엄숙한 분위기라 할 순 없었다.


녹사평역을 오가는 시민들의 분향소 설치 위치에 대한 의견도 갈렸다. 일부 시민들은 설치 여건이 좋고, 참사 발생 장소와 인접한 만큼 녹사평역 분향소 설치에 호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개찰구로 향하던 김모씨(48)는 “채광도 잘되고, 오가는 사람들 눈에도 잘 띄어 분향소를 설치하기 좋아 보인다”며 “무엇보다 참사가 일어난 이태원과 인접한 곳이다”고 했다. 직장인 김모씨(31)도 “상징성과 접근성을 생각했을 때 여기(녹사평역)가 좋을 것 같다”며 “오히려 서울광장 등 정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곳에 분향소가 설치되는 게 추모의 본질을 희미하게 만들 것 같다”고 밝혔다.


슬픔의 당사자인 유가족 측의 의견이 중요하기에 녹사평역 분향소 설치에 회의적이란 의견도 나왔다. 임모씨(55)는 “장소가 설치하기 잘못됐다고 생각하진 않는다”면서도 “하지만 유족들이 원하지 않는다면 그들이 원하는 곳에 분향소 설치를 해주도록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인근 주민 정모씨(66)도 “가장 중요한 건 유족이 원하는 곳이 어디인지다. 대통령실 앞이라도 유족이 원한다면 설치하도록 해줘야 한다”고 거들었다.




서울시가 추모공간으로 제안한 녹사평역 지하 4층…어떤 곳이길래 녹사평역 지하 4층에 설치된 '시간의 정원' 안내문/사진= 최태원 기자 skking@


이런 가운데,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는 중구 서울광장에 기습 설치된 분향소를 불법 시설물로 규정하고 원칙대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지난 4일 기습적으로 서울 중구 서울도서관 앞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시는 분향소 기습 설치 당일과 전날 두차례 시민대책회의 측에 분향소를 자진 철거하지 않으면 행정대집행에 들어가겠다는 계고장을 전달했다. 시는 서울광장 시민 분향소 대신 참사가 발생한 이태원 인근 녹사평역 지하 4층에 조문 공간을 조성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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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유가족 측은 압사당한 희생자들을 위한 장소로 지하는 도의적으로 옳지 않고, 희생자들을 시민들로부터 고립시키려는 생각이라며 서울광장 등에 분향소를 설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종철 유가족협의회 대표는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좁은 곳에서 숨도 못 쉬고 죽었다. 땅속 깊이 들어가 숨 못 쉬고 죽으란 말인가”라며 “우리가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국민으로서 권리고 의무다”고 주장했다.




최태원 기자 skki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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