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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내 몸의 화재경보기,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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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내 몸의 화재경보기, 통증 박용석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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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며칠 전부터 가슴이 뻐근하다며 내원한 중년 남성. 눌렀을 때 아프다는 곳은 없었으나 움직일 때마다 통증이 더 심해진단다. 큰 병원을 권유했다. 그는 허혈성 심질환 진단을 받고 관상동맥조영술 및 스텐트 시술 후 퇴원하였다. 현재는 운동할 때에도 가슴 통증 없이 잘 지내고 있다.


#1년 전부터 손가락 특정 피부 부위가 닿기만 해도 쓰라리다며 내원한 50대 여성 환자. 상처나 감염의 징후는 없었으나 이질통 등 신경병증 증상이 보였다. 신경치료 3회 시행 후 통증이 사라졌고 별다른 이상이 없어 치료를 종료하였다.


건물마다 화재를 알려주는 경보기가 있듯이 우리 몸에도 위험을 알리는 경보기가 존재한다. 바로 '통증'이다. 통증은 몸의 이상 부위를 알려 우리가 재빠른 조치를 할 수 있게 한다.


그런데 가끔 경보기도 고장이 난다. 화재 상황이 아닌데 시도 때도 없이 울린다. 이렇게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양치기 소년 같은 경보기는 빠른 시일 내에 고쳐야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구할 수 있다. 앞의 두 증례를 통해 고장 난 통증의 경우를 알아보자.


우리 몸의 통증에는 착한 통증과 나쁜 통증이 있다.

첫 번째 증례의 가슴 통증은 우리 몸의 경보기가 제 역할을 다한 착한 통증의 경우이다. 심장 위험을 재빨리 알려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게 했으니까. 대부분의 급성 통증은 경고라는 제 역할을 다한 착한 통증이다.


하지만 두 번째 환자의 경우처럼 정상적인 촉감을 아프다고 느끼게 하는 신경통은 고장 난 경보기 즉 나쁜 통증에 해당한다. 우리 몸에 통증이 시작되면 통증의 원인을 찾는다. 하지만 특별한 원인이 없는데 통증이 계속되면 경보기가 고장 났다고 보면 된다. 고장 난 경보기는 고쳐야 한다. 고치기만 해도 몸의 평화를 얻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데 대부분의 만성 통증이 그렇다.


살다 보면 인내가 미덕인 경우도 많지만 만성 통증의 경우엔 전혀 아니다. 견딜 만하다고 만성 통증을 참다가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처음엔 근육만 긴장되던 것이 주변 신경을 압박하게 되고 그다음엔 관계된 모든 근육을 뭉치게 한다. 인대도 느슨하게 만들고 관절까지 망가뜨린다. 만성 통증은 시간이 흐를수록 범위도 넓어지고 신경 자체를 변화시켜 통증 전달 회로를 바꿔버리기 때문에 늦으면 치료가 어렵다. 만성 통증은 그 자체로 조속히 치료해야 할 병이다.


몸에 통증이 생겼다면 일단 경보기가 울렸다고 보면 된다. 그럴 때 환자가 그 통증이 착한 통증인지 나쁜 통증인지 고민하며 시간을 끌 필요는 없다. 소방 전문가에게 경보기의 이상 유무를 의뢰하듯 통증 전문의가 통증을 점검할 수 있도록 하자. 통증 전문의는 착한 통증 나쁜 통증을 가려내어 착한 통증이라면 호소하는 바를 잘 들어줄 것이고 나쁜 통증이라면 통증 자체를 치료해 삶의 질을 높여줄 것이다.


박용석 행복마취통증의학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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