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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 "헨델 하프시코드 까다로워…태어나 가장 많이 연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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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그라모폰 6번째 앨범 '헨델 프로젝트'
코로나때 와닿은 곡 "하루 7~8시간씩 연습"
"40살 이전에 베토벤 소나타 전곡 하고싶어"

[아시아경제 박병희 기자] "바로크 시대의 헨델 음악을 하프시코드로 연주하면 쉬울 줄 알았는데 (피아노 연주자인) 나에게는 까다로운 점이 많았다. 피아노 연주로 헨델 음반을 준비하면서 태어나서 가장 많은 시간 연습을 했다."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헨델 프로젝트(The Handel Project)' 음반 발매 기념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하프시코드를 연주했을 때의 어려움을 얘기했다. 지난 3일 전 세계에 동시 발매된 이번 앨범은 그의 2년 만의 정규 앨범이자 도이치 그라모폰(DG)에서 발매한 여섯 번째 음반이다. 바흐(1685~1750)와 함께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음악가로 꼽히는 헨델(1685~1759)이 살았던 18세기에는 피아노가 없었다는 점에서 조성진의 헨델 프로젝트는 의외의 선택으로 보인다.


바로크 시대에는 피아노의 원조 격인 하프시코드(쳄발로)가 사용됐다. 그래서 현대 피아니스트들이 헨델의 하프시코드 곡을 연주하는 경우는 흔치 않다. 조성진도 그동안 고전이나 낭만주의 곡을 주로 연주했고 바로크 음반 발매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헨델은 건반 연주곡을 많이 남기지 않았다. 하프시코드 모음곡 제1집(총 8곡)과 하프시코드 모음곡 제2집(총 9곡)만 남겼다.


조성진은 "헨델 모음곡 1, 2권을 다 사서 처음부터 끝까지 쳐봤다. 하루 종일 쳐보고 그중에서 마음에 와닿는 곡을 골랐다. 왜 마음에 드는지를 설명하기는 힘든 것 같다. 왜 싫다는 오히려 설명하기가 쉬운 것 같은데, 그 반대는 어렵다"고 말했다.

조성진 "헨델 하프시코드 까다로워…태어나 가장 많이 연습" 조성진 [온라인 기자간담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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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진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에 확산하면서 연주가 중단됐던 2020년 상반기 때 헨델 음반 녹음을 생각했다.


"저도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냈고 많이 불안했다. 그래도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점은 좋았던 것 같다. 음악에 좀 더 집중할 수 있었다. 그때 악보를 많이 사서 집에서 혼자서 연주를 많이 했다. 헨델뿐 아니라 베토벤. 바흐등 평소에는 시간이 없어서 못 했던 곡들을 맣이 연주했는데 특히 헨델 음악이 많이 와닿았다. 그때가 2020년이었는데 내후년쯤 녹음을 해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바로크 음악 중 바흐가 아닌 헨델을 선택한 이유도 설명했다.


"솔직히 말씀 드리면 아직 바흐를 녹음하거나 연주할 준비가 안 됐다고 생각했다. 바흐, 헨델 모두 너무 존경하는 작곡가인데 바흐가 좀더 지적이고 복잡하다면 헨델 건반 악기 모음곡은 조금 더 가슴에서 느껴지고 멜로딕한 면이 있다. 바로크 음악을 많이 접하지 않았던 입자에서 바흐보다 헨델이 처음 시작하기에는 조금 더 쉬웠다. 하지만 공부하면서 헨델 음악도 만만치 않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바로크 음악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음악인 것 같다. 이해하거나 손에 자신감이 붙는 데 걸리는 시간이 다른 장르의 음악보다 오래 걸리는 음악인 것 같다. 그래서 이번에 헨델 음반을 준비하면서 태어나서 연습을 가장 많이 했다. 특히 지난해 2월에 계획된 투어가 취소되면서 한 달간 집에 있을 시간이 있었고 그때 연습을 가장 많이 했다. 매일 7~8시간씩 연습했던 것 같다."

조성진 "헨델 하프시코드 까다로워…태어나 가장 많이 연습" [사진 제공= 유니버설뮤직]

조성진은 헨델 곡을 더 깊이 이해하기 위해 하프시코드를 직접 연주해보기도 했다. 그러면서 피아노와 완전히 다른 악기라는 점을 깨달았고 그래서 헨델 음악이 쉽지 않다고 느꼈다.


"지난해 5월 독일 밤베르크에서 연주를 했는데 거기 악기 창고에 하프시코드가 많았다. 막상 연주해보니 정말 어려웠다. 하프시코드는 현대 피아노와 완전히 다른 악기다. 하프시코드는 현을 뜯는 방식인데 피아노는 해머로 현을 치기 때문이다. 건반이 있다는 것 외에는 다른 악기라고 생각한다. 가장 큰 차이점은 강약 조절이 현대 피아노가 쉽다는 점이다. 피아노는 (페달 등을 사용해) 표현하는 것이 쉽다는 점이 장점이다. 헨델이나 바흐가 살아 돌아와서 현대 피아노로 연주한 곡을 들었을 때 좋아할지는 모르겠다. 그래도 바로크 음악은 해석의 폭이 넓다. 베토벤이나 낭만주의 시대 작곡가들보다 악보의 지시어(인디케이션)가 훨씬 적고 그래서 해석의 폭도 넓다. 이번 앨범에서는 제가 맞다고 생각하는 해석으로 녹음했다."


다만 조성진은 하프시코드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최대한 피아노 페달을 사용하지 않으며 음반을 녹음했다.


조성진은 이번 앨범에 헨델의 하프시코드 곡 외에 브람스(1833~1897)의 '헨델 주제에 의한 변주곡과 푸가'를 담았다. 그는 "브람스가 헨델 하프시코드 모음곡에서 영감을 받아 작곡한 곡이기 때문에 이 곡을 넣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답했다.


조성진은 과거 한 인터뷰에서 30대에는 브람스에 도전하고 싶다는 얘기를 했다. 조성진은 1994년생으로 서른을 앞두고 있다.


그는 "2018년께 30대에는 브람스에 도전하겠다는 말을 한 것 같다. 30대쯤에 막연히 브람스를 하고 싶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섣불리 말한 것 같다. 앞으로는 미래에 대한 계획을 언급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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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베토벤 소나타 32곡 전곡을 연주하는 사이클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그는 "베토벤 소나타 전곡은 많은 음악가들이 하고 싶어하는 프로젝트다. 마흔 살 안에는 하고 싶다"라며 "하겠다가 아니라"라고 덧붙였다.

조성진 "헨델 하프시코드 까다로워…태어나 가장 많이 연습" 조성진 '헨델 프로젝트' 커버 [사진 제공= 유니버설뮤직]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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