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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캠퍼스 열린 건 좋은데…'똥군기'도 같이 돌아왔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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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대학 '군기 문화'
대학생 46%, "인권침해 당해"
향후 인맥·취업 악영향 우려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면서 대학 캠퍼스 생활도 돌아왔지만, 일부 선·후배 사이 '군기 잡기' 폐습도 다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는 대학 내 인권 정책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학과 일 안 할 거면 자퇴해라"…도 넘은 대학 군기
대학 캠퍼스 열린 건 좋은데…'똥군기'도 같이 돌아왔네 모 대학 간호학과 재학생이 게재한 학과 대화방 [이미지출처=온라인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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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대학 내 이른바 '똥군기 문화'를 고발하는 글이 올라와 논란이 불거졌다. 자신을 지방 소재 모 대학 간호학과 재학생이라고 밝힌 A씨는 학생회 측으로부터 강의실 청소, 총회 등 학과 행사 참석을 강요받았다고 밝혔다.


A씨가 공개한 대학생 단체 대화방을 보면, 학생회 측은 "개인 사유로 불참 없다. 간호학과가 다 같이 사용하는 공간인 만큼 만학, 복학, 편입 예외 없다"라고 강조했다.


A씨는 "뜬금없이 사용하지도 않는 층을, 사용 안 한 지 몇 년 된 것으로 추정되는 먼지 구덩이 빈 강의실을 청소하라 시켰다"라며 "청소에 참여하지 않았던, 교수한테 불참 인원 명단을 넘겨 불이익을 주겠다고 협박하더라"라고 주장했다.


심지어 자녀가 있는 학생의 경우 "다른 가족을 통해 (자녀를) 하원 하시든지, 아니면 애를 데리고 오라"고 강요했다.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기 힘들다는 메시지에는 "학과 일을 안 할 거면 자퇴를 권고드린다"라고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인맥, 취업 부정적 영향 우려" 끊이지 않는 악순환
대학 캠퍼스 열린 건 좋은데…'똥군기'도 같이 돌아왔네 2019년 충북 한 대학에서 선배가 후배들에게 '얼차려' 기합을 줬다는 제보가 나와 논란이 불거졌다. [이미지출처=온라인커뮤니티]

대학 내 군기 문화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충남 한 사립대 학생들이 후배를 집합시켜 '얼차려'를 시키는 일이 벌어졌다. 2019년에는 충북 충주 소재 대학에서 신입생을 대상으로 무선 이어폰을 끼지 못하게 하는 악습이 있다는 고발이 나오기도 했다.


코로나19 유행 당시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대학 수업이 비대면 강의로 전환됐을 때는 이런 군기 문화가 다소 소강상태였지만, 대면 강의가 활성화되고 캠퍼스 생활이 돌아오면서 악습까지 고개를 든 셈이다.


군기 문화는 코로나19 이전에도 대학 내에 만연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2020년 발표한 '대학 내 폭력 및 인권침해 실태 및 개선 방안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대학생과 대학원생 190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6.4%가 대학에서 인권침해 피해를 한 번 이상 경험했다고 답했다.


주요 피해 유형은 ▲행사 동원 및 회식 참여 강요, ▲세미나·학술교류·소모임 등에 간섭하거나 제약하는 행위, ▲원치 않는 음주 강요 등이었다.


군기 문화는 왜 철폐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걸까. 피해자들은 "인맥에 부정적 영향, 소문이 향후 취업 및 학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문화가 (악습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응답했다. 학과 내에서 따돌림을 당하거나, 대학 내 활동 및 성적에 피해가 갈 것을 우려한다는 뜻이다.


"대학 인권센터 아직 미흡…예산, 규모 개선 필요"

전문가들은 대학 내 인권센터 운영 노력을 제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직 국내 대학에는 인권침해 사건이 발생했을 때, 사건을 조사하고 피해자를 구제할 기구의 역량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국가인권위원회는 '대학 인권센터 운영 실태 및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에서 "현재 대학 내 설치된 인권센터 중 근거 규범, 독립성, 접근성 보장, 명확한 관할 권한, 운영 효율성, 책임성 등 인권기구로서 갖춰야 할 기본요건 충족이 미흡한 경우가 많다"라며 "대학 인권센터 본연의 기능 회복을 위해선 조직규모, 예산 지원, 구성원의 안정된 지위 확보 등 기본적인 업무 여건과 기관 운영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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