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자산운용사 수신 폭증, 작년 연간 증가액 뛰어넘은 배경엔
MMF 증가 연초 계절성 반영…주식형펀드 37조 증가 영향 커
주식형펀드 신규유입 11.6조 상당했으나…증시 급등에 기존 잔액 '환호' 더 커
은행 수신 51조 급감은 기업이 이끌어…연말 유입 법인자금 재유출
지난달 자산운용사 수신이 92조원 급증했다. 지난해 연간 증가액을 뛰어넘는 폭발적인 규모다. 반면 같은 기간 은행 수신은 50조원 이상 큰 폭으로 줄었다. 연초 금융기관별 이 같은 대조적 양상은 개인이 은행 예·적금을 헐어 급등한 증시로 대거 '머니무브'를 일으킨 것이란 해석을 낳았다. 그러나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절반을 맞고, 절반은 틀린' 얘기다. 지난달 문제의 자산운용사 수신과 은행 수신을 항목별로 뜯어봤다.
자산운용사 수신 92조 폭증 배경엔…코스피 24%↑, 기존 잔액 '환호' 컸다
12일 한국은행의 '2026년 1월 금융시장 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자산운용사 수신은 91조9000억원 급증했다. 역대 최대 월간 증가 규모다. 심지어 이는 지난해 연중 증가 규모(77조4000억원)마저 훌쩍 웃도는 이례적인 수치다. 91조9000억원은 개인 자금이 대거 증시로 이동한 결과일까.
자산운용사 수신은 머니마켓펀드(MMF)와 주식형펀드를 중심으로 큰 폭 증가했다. 각각 33조원, 37조원 늘었다. 먼저 MMF 증가를 뜯어보면, 예년 같은 기간 대비 증가 폭이 컸으나 이례적인 수준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연초 계절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MMF는 국공채·어음 등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안정적 수익을 추구하는 초단기 펀드다. 통상 기업이 연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MMF에서 돈을 빼 대출 상환 등에 나섰다가, 연초 다시 자금을 넣어 운용을 시작하기 때문에 연초 증가세를 보인다. 실제로 2024년 1월과 지난해 1월 모두 각각 26조1000억원, 19조9000억원 늘었다.
보다 눈에 띄는 건 주식형펀드 잔액의 급증이다. 2024년 1월 1000억원 감소, 2025년 1월 5조4000억원 증가 등 흐름을 볼 때 뚜렷한 계절적 특성이 보이지 않는데, 지난달엔 37조원 급증하며 자산운용사 수신 증가를 이끌었다. 이는 2024년과 2025년 연중 주식형펀드 증가(각각 22조3000억원, 7조1000억원) 역시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이 같은 급증의 배경엔 지난달 국내 증시의 폭발적인 상승세가 자리했다. 한은이 집계하는 자산운용사 수신은 평가액이 반영된 순자산총액(NAV) 기준 설정 원본을 바탕으로 한다. 따라서 이 수치엔 신규 유입·유출액뿐 아니라 기존 잔액의 증감분도 포함된다. 기존 잔액이 1월 국내 증시 급등 영향에 평가액 규모를 키운 영향이 컸단 얘기다. 주식형펀드의 12월 말 잔액은 208조6000억원 수준이었다. 이를 지난달 약 24% 상승한 코스피 지수에 적용할 경우 약 50조원이 늘게 된다. 박민철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국내외 다양한 주식형펀드가 포함된 수치이므로 코스피 상승분을 그대로 반영하진 않으나, 급등한 국내 증시에 기존 잔액이 크게 늘어 지난달 자산운용사 수신 급증에 큰 영향을 미친 건 사실"이라고 짚었다.
신규 유입 역시 상당 부분 진입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1월 자산운용사 신규 수신은 11조6000억원에 달했다. 5000선을 뚫고 올라가는 코스피 상승세 등에 새로 진입한 물량도 상당했단 얘기다. 다만 이 기간 전체 주식형펀드 잔액 증가분(37조원)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은행 수신 51조 급감, 기업이 이끌었다…연말 일시 유입 법인자금 재유출
지난달 은행 수신은 50조8000억원 감소했다. 이 역시 가계가 기존 예·적금을 크게 헐어 증시로 신규 진입했단 해석을 낳은 대목이다. 그러나 지난달 은행 수신 감소는 기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이 기간 수시입출식 예금은 49조7000억원 줄었는데, 여기엔 지난해 12월(39조3000억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한 기업의 일시 유입분이 연초 다시 유출된 영향이 가장 컸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부가가치세 납부 등에 따른 감소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달 정기예금 역시 1조원 감소했다. 이는 지방자치단체의 연초 재정 집행 자금 인출 등의 영향이 컸다. 대출이 둔화하면서 은행의 자금 조달 유인이 약화했다는 점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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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주식형펀드 신규 유입분은 어디서 온 돈일까. 이는 통상 연초 크게 줄어드는 기타대출이 소폭 감소에 그쳤단 사실에 힌트가 있다. 지난달 일반신용대출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4000억원 감소에 그쳤다. 2024년 1월과 2025년 1월 각각 1조5000억원 감소했던 데 비해 줄어든 수치다. 연초 상여금 등이 유입되면 통상 신용대출 상환 등에 나섰던 경향이 올해 국내 증시 급등 영향에 국내외 주식투자 자금으로 분산된 것이다. 주식형펀드 신규 유입 자금의 일부는 여기서 충당됐단 해석이 가능하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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