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생 기록·의료 정보 침해 주장
사생활 침해 소송 재판 막바지로
영국 팝 음악을 대표하는 가수 엘튼 존이 아들의 출생증명서를 받기도 전에 언론에 공개됐다며 사생활 침해 피해를 호소했다. 엘튼 존은 이 같은 보도가 자신과 가족에게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안겼다고 법정에서 증언했다.
6일(현지시간) BBC에 따르면 엘튼 존은 해리 왕자, 배우 엘리자베스 헐리 등과 함께 영국 대중지 데일리메일의 발행사인 어소시에이티드 뉴스페이퍼스(ANL)를 상대로 제기한 사생활 침해 소송과 관련해 런던 고등법원 심리에 원격으로 출석했다.
엘튼 존과 그의 동성 배우자인 영화 제작자 데이비드 퍼니시는 "가족의 가장 사적인 순간이 여과 없이 노출됐다"며 "사생활 침해가 초래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경험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소송은 2002년부터 2015년까지 보도된 기사 10건을 대상으로 한다. 쟁점 가운데 하나는 2010년 이들이 대리모를 통해 첫 아들 재커리를 얻었을 당시의 보도다.
엘튼 존 측은 출생증명서를 공식적으로 발급받기 전, 해당 매체가 관련 문서 사본을 공개하며 출산 사실을 보도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불법 취재 여부 놓고 매체와 첨예한 대립
원고 측은 ANL이 전화 도청과 해킹, 문서 불법 취득 등 위법한 방식으로 정보를 확보했다고 주장하는 반면, ANL은 지인 제보와 공개 자료 등 합법적인 경로를 통해 취재했을 뿐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ANL 측 변호인단은 재커리 출생 관련 기사 역시 기존 보도와 지역 등록 기관, 대리모 관련 기관 등에서 확보한 정보를 토대로 작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엘튼 존은 아들의 출생을 철저히 비밀에 부쳤다며,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군사 작전 수준'의 보안 조치를 유지했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쟁점은 2009년 엘튼 존이 건강 문제로 투어를 중단했다는 보도다. ANL은 당시 엘튼 존 측이 공개한 온라인 성명을 토대로 기사를 작성했다고 주장했으나, 엘튼 존은 해당 성명에 구체적인 질병 내용은 포함돼 있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엘튼 존은 법원에 제출한 서면 진술에서 "갓 태어난 아이와 병을 앓던 나 자신이 언론의 표적이 됐다는 사실은 나와 데이비드에게 참혹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의료 정보와 신생아의 출생 관련 기록을 침해한 행위는 인간의 기본적인 존엄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번 재판에는 지난달 해리 왕자를 시작으로 엘튼 존을 포함한 총 7명의 원고가 차례로 증언을 마쳤으며, 재판부는 다음 달 중 심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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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엘튼 존과 퍼니시는 2005년 영국에서 동성 커플의 법적 결합을 인정하는 시민결합 제도가 시행된 이후 법적 파트너가 됐다. 두 사람은 결합 직후 해외 아동 입양을 시도했으나 법적 제약으로 무산됐고, 이후 2010년 대리모를 통해 첫 아들을 얻었다. 2013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에서 대리모를 통해 둘째 아들을 맞이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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