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둥성 식품업체 작명 논란
제갈량과 발음 같은 명칭 사용
후손 "제갈량 이미지 실추시켜"
중국 남부 광둥성의 한 식품업체가 역사서 삼국지의 등장 인물 제갈량(諸葛亮)의 이름과 이미지를 희화화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6일 홍콩 성도일보 등에 따르면 최근 자신을 제갈량의 후손이라고 밝힌 한 인물은 지난달 31일 광둥성 둥관시에 있는 '저갈량(猪葛亮)식품유한회사'가 악의적 마케팅을 했다며 다른 후손들과 함께 성명을 냈다. 업체 이름에 들어간 '돼지 저(猪)'자와 제갈씨의 '제(諸)'자가 중국어로는 모두 같은 발음인 '주거량'으로 읽혀 회사 측이 이 점을 이용했다는 주장이다.
성명이 온라인을 통해 확산하면서 중국 누리꾼들은 '저갈량식품유한회사'의 명칭을 당국에 등록한 대표자 이름이 저우위(周瑜·한자 독음으로 '주유')라는 점도 알아차렸다. 주유는 '삼국지'에 등장하는 또 다른 주요 인물로 적벽대전을 이끈 것으로 유명하다. 소설 '삼국지연의'에선 전략가 제갈량에 열등감을 느낀 라이벌로 그려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중국에선 재능이 뛰어난 두 경쟁자를 두고 주유와 제갈량의 이름을 빗대 '유량(瑜亮)'이라 부를 정도로 두 인물의 라이벌 관계는 유명하다.
성명 발표자는 이러한 '동음어 말장난'이 대중을 오도하는 데다 제갈량이라는 역사적 인물의 이미지와 전통문화의 전승에 악영향을 준다는 우려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그는 "현재까지 '저갈량' 관련 등록 상표·기업이 200개 가까이 발견됐다"며 "당국이 등록을 취소해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재상이었던 제갈량(181~234)은 유비를 도와 촉한을 세운 인물로, 공명이라는 이름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중국 법조계에선 제갈량의 후손들이 사법 절차를 통해 '저갈량' 상표 등록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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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커지자 '주거량식품유한회사'의 저우 대표는 중국 매체에 "회사의 명칭은 자체 구상한 것이고 법규에 부합한다는 전제하에 등록된 것"이라며 "악의적으로 짓거나 제갈량의 인기에 편승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는 "회사는 춘제(春節·중국의 설) 이후 더는 운영하지 않을 것"이라며 "규정에 따라 등록 취소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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