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췄던 가계대출, 연초 한도 풀리자 재개
은행들 "1분기 대출기조 완화"
대출 가능해졌지만 금리는 다시 상승세
지표금리 상승…최고 '6%'까지 올라 부담
지난해 연말 멈췄던 가계대출이 새해를 기점으로 재개됐다. 연초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리셋되자 은행권이 영업을 정상화한 결과다. 대출길이 막혀 예금을 깨며 버텨왔던 가계에도 숨통이 트였다. 이런 기조는 적어도 올해 1분기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다만 대출이 풀리자마자 시장금리가 오르며 다시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대면 신청 재개하고 한도 풀고…은행권 "1분기 대출기조 완화"
은행권은 지난 연말 막바지 가계대출 총량 관리로 대출 영업을 사실상 중단했지만 올해 들어서는 여신 담당자들 사이에서 대출 문턱을 낮추겠다는 기류가 읽히고 있다.
실제 한국은행이 국내 18개 은행을 대상으로 대출행태 서베이를 조사한 결과 전 분기 대비 대출 기조를 완화하겠다는 은행이 더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종합한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8'을 기록해 지난해 2분기 이후 4분기 만에 플러스 전환했다. 특히 가계 주택대출은 지난해 4분기 -44에서 올해 1분기 6으로 전환됐다. 지수가 플러스면 대출을 완화할 것이라는 응답한 금융기관 수가 '강화'보다 많다는 의미다.
실제 은행들은 사실상 멈췄던 가계대출을 새해를 기점으로 속속 재개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달 2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등 가계대출 타행 대환을 재개했다. 신한은행도 대출상담사(모집인)를 통한 주담대·전세자금대출·모기지신용보험(MCI)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하나은행도 생활안정자금 용도를 포함해 올해 실행되는 주담대 접수를 재개했다. 일일 한도를 관리해왔던 비대면 주담대 접수도 정상화했다. 우리은행도 영업점별로 월 10억원까지 제한해 온 부동산 금융상품 판매 한도를 풀었다.
대출 빗장 이제 풀렸는데 높아지는 금리…연초 0.15%포인트 뛰어
대출은 가능해졌지만 새해 들어 금리 상승 폭이 커진 점은 다시 가계에 부담이 되고 있다. 3% 후반~4% 초반에 머물렀던 주담대 금리는 더는 찾기 힘들어지고, 최고 금리는 6% 중반까지 올라섰다.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 19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 금리(금융채5년물 기준)는 연 4.15~6.45% 수준으로 집계됐다.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10월 상승 전환한 이후 상승 폭을 키우고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의 평균 주담대 금리는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연 4.058% 수준까지 내려갔다. 하지만 10월 4.122%를 기록해 상승세로 돌아섰고 ▲11월 4.226% ▲12월 4.454%까지 올랐다. 인상 폭도 ▲10월 0.064%포인트 ▲11월 0.104%포인트 ▲12월 0.228%포인트로 확대됐다.
이는 지표금리인 금융채와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크게 오른 영향이다.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지난해 12월 신규취급액 기준 2.89%로 전월 대비 0.08%포인트 올랐다. 코픽스는 지난해 9월(2.52%) 반등한 이후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였다.
고정금리 산정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5년물은 상승 속도가 더 가파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금융채5년물(AAA) 금리는 지난해 11월(4일 기준) 3.14%였다가 한 달 사이 3.491%로 올랐고 이달 19일 기준 3.649%까지 상승했다. 1월 초(3.497%)와 비교하면 보름 사이 0.152%포인트가 오른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은의 1월 금융통화위원회로 금리 인하 사이클 종료가 확인되면서 인하 기대가 사라진 영향"이라고 말했다.
총량 규제 유지에 변동성 커진 시장금리…"대출 완화 효과 제한적"
올 들어 대출 문턱이 낮아지고 있지만 가계대출 총량 규제가 유지되고 있는 데다 시장금리의 변동성도 커지면서 차주들이 체감하는 대출기조 완화 효과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당국은 올해도 강도 높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가계부채의 절대적 규모가 높기 때문에 총량 증가율을 경상 성장률보다 낮게 가져가며 연착륙해 나갈 수밖에 없다"며 가계대출 총량 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특히 올해는 주담대 위험가중치 하한선이 기존 15%에서 20%로 상향 조정돼 신규 주담대 취급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연초 여유가 생겼다 해도 연중 대출 기조는 지난해보다 오히려 강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이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올린 가산금리를 낮추기 쉽지 않은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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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가운데 시장금리는 당분간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진성 흥국증권 연구원은 "한은 금통위에서 뚜렷한 정책 선회를 확인하면서 금리 상승세가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금리 인하 사이클에 대한 변화 가능성이 시장에 선반영된 만큼 상승 폭은 제한적"이라면서도 "새로운 금리 구간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당분간은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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