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최대 실적 전망치 예상되지만
지난해 보상 수준보다 낮은 성과금
현대로템 노사의 현대로템 임금 및 단체협상이 6개월간의 극한 대치 끝에 결국 가결됐다. 창사 이래 최초로 영업이익 1조원 돌파를 앞두는 유례없는 호황이지만, 정작 성과급 규모는 실적에 역행하며 전년보다 후퇴했다는 내부 비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로템 노사는 24일 오전 잠정합의안은 찬성률 59.38%로 가결됐다. 1248명의 투표자 중 찬성 741표, 반대 506표, 무효 1표, 기권 185표다. 전날 잠정 합의된 안은 임금 9만원, 성과금 450%+1600만원, 온누리상품권 20만원이다.
내부에서 불만이 나오는 이유는 보상 규모가 실적 성장세와 정반대 행보를 보였기 때문이다. 현대로템은 올해 3분기 영업이익 2777억원으로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1~3분 누적 매출액은 4조2134억원, 영업이익은 7382억원이며 올해 창사 이래 최초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가결된 보상안은 지난해 임금 10만2000만원, 성과금 500%+1800만원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현대로템 노조 측은 그간 '이중임금' 구조 개선을 요구해왔다. 노조는 2018년 이후 입사자에게는 상여금 산정 방식, 연장근로수당, 연월차 제도 등에서 기존 재직자와 다른 기준이 적용되고 있어 동일 업무 대비 실질 임금에서 상당한 격차가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지난 2년간 협의를 통해 약 800명 대상자 중 700명이 해결됐다고 주장하며 올해는 이 구조를 완전히 없애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그러나 사측은 "이중임금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근로기준법 개정 전 처우를 단체협약에 따라 적용받고 있었고, 통상임금 대법원판결에 따라 노사 합의로 임금체계 개편이 이뤄져 합의 이후 입사자들에 대한 임금 산정 방식에 차이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번 임단협에선 해당 사안에 대한 합의점이 나오지 않았다.
비판의 목소리는 이번 그룹 인사에서 3연임에 성공한 이용배 사장과 김익수 경영지원본부장 등 경영진으로 향하고 있다. 이 사장은 현대차그룹 내 최장수·최고령 최고경영자(CEO)로서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으나 정작 내부 구성원과의 성과 공유에는 인색하다는 평가다.
지금 뜨는 뉴스
현대로템 한 직원은 "직원들의 노력을 인정해 주지 않은 회사에서 어떤 직원이 더 노력하겠냐"고 반문했다. 다른 직원은 "힘들 땐 회사 사정을 고려해 달라며 성과금 깎아왔으면서 정작 실적이 좋아져도 제대로 된 보상을 주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심성아 기자 heart@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