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짧아 이용 거의 없어 '졸속 행정' 논란
철거 검토에도 예산 투입 불가피…지적 이어져
서울 강서구 마곡역과 마곡나루역을 잇는 지하 공공보행로에 설치된 길이 약 5m의 무빙워크를 두고 '세금 낭비'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이동 거리가 지나치게 짧아 이용하는 시민이 거의 없는 데다 철거 과정에서도 추가 예산이 투입될 수밖에 없어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는 '이렇게 짧은 무빙워크는 처음 봅니다'라는 제목의 영상이 올라왔다. 게시자에 따르면 서울시 사업 인가 조건에 '무빙워크 설치'가 포함돼 있었고 해당 조건을 충족하는 과정에서 길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이 없어 약 5m짜리 무빙워크가 설치됐다는 설명이다.
이를 두고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예산 집행의 타당성을 지적하는 반응이 잇따랐다. "볼 때마다 이해가 되지 않는다", "행정 절차가 허술했다", "졸속 행정의 결과" 등의 비판이 이어졌다.
무빙워크가 평소 작동하지 않는다는 목격담도 나왔다. 인근을 자주 오간다는 일부 시민들은 "운행하는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다", "가동도 안 하는데 설치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강서구청에 따르면 구는 서울시 건축위원회 심의 과정에서 이용 편의를 위해 무빙워크 설치를 건의했지만 사업자 측이 유지관리 비용 부담과 소방시설 설치 문제 등을 이유로 반대하며 공공부지에만 설치하는 원안이 그대로 통과돼 지금의 형태로 설치가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구는 시민 민원이 잇따르자 무빙워크 철거를 검토 중이다. 강서구청은 한 민원 답변에서 "관련 부서 및 이해관계자와 협의를 거쳐 무빙워크 철거 후 대체 시설물이나 조형물 설치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쾌적하고 편리한 지하 연결 통로가 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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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철거 역시 추가 예산이 투입된다는 점에서 "이미 설치된 시설을 철거하는 것도 또 다른 세금 낭비"라며 "차라리 그대로 두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관련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박은서 인턴기자 rloseo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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