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초동시각]'한국형 세대 보호법'이 필요한 시점

시계아이콘01분 31초 소요
언어변환 뉴스듣기
[초동시각]'한국형 세대 보호법'이 필요한 시점
AD

호주가 세계 최초로 아동·청소년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접속 금지를 법적으로 의무화했다. 일종의 '세대 보호법'이다. 스마트폰을 손에 쥔 후 SNS 계정을 갖는 순간부터 빠지는 '알고리즘 지옥'에서 알파세대(2010년대 이후 출생)를 지켜내겠다는 의지다.


시행 열흘째, 과도한 조치라는 비난과 함께 기대감은 여전하다. 가상사설망(VPN)을 통해 우회 접속하거나 규제에 해당하지 않는 다른 소셜미디어를 사용하는 방법이 늘고 있다는 현지 보도에도 호주의 실험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SNS가 청소년에게 자존감 저하, 신체 이미지 악화, 자살 충동 증가 등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은 차고 넘친다. SNS에서 말다툼을 벌인 학생 간의 칼부림, 불법 도박, 부모를 대상으로 한 폭행은 한국의 현실이다. 지난해 아동·청소년 성 착취 피해 1187건 중 960건이 채팅 애플리케이션(앱)과 SNS에서 발생했다는 통계도 있다.


한국의 전 연령 기준 스마트폰 보급률이 세계 최상위권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는 늦은 감이 있다. 인공지능(AI) 강국, 디지털 인프라 세계 1위라는 타이틀에 심취해 단계별 안전망을 구축하지 못한 결과다.


'셧다운' 수준의 강력 규제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16세 미만 이용자의 계정을 막지 못한 SNS 플랫폼에 최대 480억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하는 호주의 조치를 우리가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부모들이야 환영하겠지만 규제 밖 음지를 찾아갈 아이들을 생각하면 금지보단 '설계'에 맞춰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발간한 '청소년의 스마트폰·소셜미디어 이용 제한 논의와 교육적 시사점'에는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이 담겼다. 스마트폰 이용 규제에 앞서 청소년들이 주체적으로 디지털 정보를 이용할 수 있는 교육을 병행해야 한다는 얘기다.


선언적 문구로 비칠 수 있으나 청소년이 디지털 환경에서 스스로 위험을 인식하고 판단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게 우선이다. 필요하다면 교과에 정보 판단력, 온라인 윤리, 자기 통제력을 키울 수 있는 과정을 담아야 한다. 교사들 역시 청소년들에게 디지털 정보에 대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지도할 수 있어야 한다.


각 플랫폼과 연령 확인 강화를 통한 가입 제한이나 부모 동의 의무화, 미성년자 노출 최소화를 위한 알고리즘 조정, 야간 접속 제한, 자동 휴식 시스템 등의 조치도 논의해야 한다. SNS 플랫폼을 타깃으로 한 규제로 보일 수 있으나 이제는 개인과 가정, 학교에만 맡길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알파세대 이후를 위해 관련 법을 손보는 것도 당장 해야 할 일이다.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살펴보니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아동에게 정보를 제공할 때 부적절한 내용이 담기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두루뭉술한 문구만 담겼다.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았는데 국회는 '초·중등교육법'을 개정, 내년 3월부터 수업 중 스마트폰을 포함한 디지털 기기 사용 제한에 나선다고 한다. 제한 기준 등 법안을 실천할 방법은 각 학교가 학칙에 따라 자유롭게 정하라며 책임까지 친절하게 전가했다.


AD

현 체제로는 학생 인권 문제, 세대 간 갈등으로 확전할 게 뻔하다. 청소년을 음지로 몰아넣지 않도록 플랫폼의 책임을 분명히 하되 법과 교육, 기술적 장치가 엮어진 설계가 필요하다. 늦었지만 가정과 학교, 기업, 정부가 함께하는 '한국형 세대 보호법'을 준비해야 한다.




배경환 사회부 차장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6.02.2213:03
    '다주택' 71번 '투기' 31번…李대통령 SNS로 읽는 정책 신호
    '다주택' 71번 '투기' 31번…李대통령 SNS로 읽는 정책 신호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한 달간 X(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부동산 관련 글에서 가장 많이 등장한 단어는 '다주택(다주택자 포함)'으로 71회였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특정 키워드를 반복적으로 꺼내는 것은 그 자체로 정책 방향을 시장에 알리는 신호로 읽힌다. 정부 부동산 정책의 무게 중심이 실거주 목적을 벗어난 투기적 다주택자 규제에 놓여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22일 아시아경제가 이 대통령이 지난달 23일부

  • 26.02.2009:59
    서울 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 40% 넘겨…다주택자도 먼저 던진다
    서울 소형 아파트 거래 비중 40% 넘겨…다주택자도 먼저 던진다

    서울 아파트 거래에서 전용면적 60㎡ 이하 소형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40%를 넘어섰다. 소형 면적 선호 현상에 대출 규제까지 겹친 결과로 풀이된다. 20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지난달 전체 서울 아파트 거래 가운데 전용 60㎡ 이하의 거래 비중이 42.8%로 집계됐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비중은 39.9%로 40%를 밑돌았지만 이후 상승세를 그려 지난해 12월엔 44.8%로 4.9%포인트 오르기도 했다. 소

  • 26.02.2008:19
    "유산? 내가 다 쓰고 간다"…"실버타운? 내 돈 쥐고 '보증금 0원' 호텔 살란다"
    "유산? 내가 다 쓰고 간다"…"실버타운? 내 돈 쥐고 '보증금 0원' 호텔 살란다"

    대한민국 상위 1%를 위한 하이엔드 시니어 레지던스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호텔신라·롯데호텔·현대건설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사업에 뛰어들었고 정부도 2024년 '시니어 레지던스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며 민간 공급 확대에 나섰다. 하지만 정작 자산가들 사이에서는 자금 유동성을 두고 셈법이 복잡하다. 실버타운 특성상 현금 수십억 원을 보증금으로 묶어둬야 하는 기회비용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보증금 없이, 연령 제한

  • 26.02.1815:06
    "세금 무서워" 서울 고가 매물 쏟아지는데…팔리는 건 '15억 이하'
    "세금 무서워" 서울 고가 매물 쏟아지는데…팔리는 건 '15억 이하'

    정부가 '거주 목적 외' 주택 보유에 대한 세제 혜택을 단계적으로 회수하겠다고 밝히면서 서울 아파트 매물이 빠르게 쌓이고 있다. 다만 늘어나는 매물만큼 거래가 따라붙지는 못하는 모습이다. 대출 규제로 매수 여력이 제한된 데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일이 다가올수록 매물이 늘어 가격이 추가 하락할 수 있다는 관망 심리가 확산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18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전일 기준 서

  • 26.02.1807:00
    수도권 집값 상승 지방으로 퍼질까…기대 심리 '쑥'
    수도권 집값 상승 지방으로 퍼질까…기대 심리 '쑥'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주택 가격 상승이 주춤한 가운데 지방 부동산 시장이 점차 살아나고 있다. 주택사업자들이 바라보는 지방 부동산 경기 전망도 큰 폭으로 개선된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주택산업연구원이 주택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2월 비수도권 주택사업경기전망지수는 전월보다 16.0포인트 상승한 93.3으로 전망됐다. 주택사업 경기가 좋아질 것으로 보는 기준선인 100보다 여전히 낮은 수치지만 같은

  • 26.02.2015:42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김윤형 "송영길 100% 전대 출마", 하헌기 "전략공천 해야"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하헌기 더불어민주당 전 부대변인과 김윤형 전 국민의힘 부대변인 모시고 핫이슈 관련해서 얘기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소종섭 :민주당 얘기 좀 해볼까요? 송영길

  • 26.02.1915:25
    '젊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젊은 서양인들'이 한국에 몰려온다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 거리를 다니다 보면 외국인들이 많이 눈에 띈다. 어느 순간 그렇게 됐다. 서울이 뉴욕의 축소판이 된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다. 이 많은 외국인은 어디서 왔을까? 법무부 출입국 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월보에 따르면

  • 26.02.0511:23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박원석 "전한길, 이석기보다 훨씬 더 위험"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박원석 전 국회의원(2월4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소종섭의 시사쇼 시작하겠습니다. 오늘은 박원석 전 의원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박원석 : 네, 안녕하십니까. 소종섭 : 오늘 장

  • 26.02.0314:25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장성철 "한동훈의 알파와 오메가는 배지"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출연 :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2월 2일)※ 기사 내용을 인용할 때는 반드시 '소종섭의 시사쇼'를 명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소종섭 :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과 함께 여러 가지 이슈들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SNS 정치, 지난주 토요일부터 오늘 오전까지 9개를 올렸습니다.

  • 26.01.2907:47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정청래 비판한 김민석, 치열한 두 사람의 '장군멍군'

    김민석 국무총리와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장군멍군'을 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힘겨루기가 한창이다. 올 8월 전당대회를 향한 움직임이다. '8월 전대'는 누가 당 대표가 되느냐를 넘어 여권의 권력 지형을 가르는 의미가 있다. 정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그의 정치적 힘은 지금보다 더 커진다. 여권 내 위상이 올라가는 것도 당연하다. 2028년 국회의원 선거의 공천권을 쥐기 때문이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대표가 된다면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