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옥동號 2기 체제 출범
신한라이프 신임 대표로 천상영 지주 부사장 추천
강병관 신한EZ손보 대표는 1년 연임
신한금융그룹 보험 자회사인 신한라이프와 신한EZ손해보험이 최고경영자(CEO) 인선에서 희비가 갈렸다. 올해 3분기까지 역대 최대 실적을 낸 신한라이프 수장은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지만 적자 폭이 커진 신한EZ손해보험 대표는 연임을 추천받았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5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를 열고 신한라이프 신임 사장 후보로 천상영 신한금융지주 재무부문 부사장(CFO)을 신규 추천했다. 강병관 신한EZ손보 대표는 1년 연임이 추천됐다.
당초 업계에서는 신한금융 보험 수장 중 이영종 신한라이프 대표가 연임하는 쪽에 더 무게를 뒀다. 신한라이프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5145억원을 기록하는 등 역대 최대 실적을 냈기 때문이다. 신한은행 출신인 이 대표는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의 통합에 기여했고 2021년 7월 신한라이프 출범 당시 전략기획그룹장(부사장)에 올랐다. 2023년 1월엔 신한라이프 대표에 취임하며 신한금융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1위 자리를 지켜왔다.
반면 강 대표는 실적면에서 이 대표와 다른 행보를 보여왔다. 삼성화재 출신인 강 대표는 2022년 7월 신한EZ손보 출범과 함께 대표로 취임했다. 하지만 임기 3년 동안 단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디지털보험사 특성상 적자가 불가피한 측면도 있지만 적자 폭을 줄이는 성과도 나타나지 않았다. 신한EZ손보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은 272억원으로 전년 동기(-140억원) 대비 약 2배 증가했다. 그런데도 강 대표는 신한금융 계열사 대표의 임기 관행인 '2+1년'을 채우고도 1년을 더 보장받았다.
이 같은 인사 결과는 최근 연임을 확정지은 진옥동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앞으로 꾸려나갈 2기 체제의 청사진을 보여주는 대목으로 해석된다. 숫자로 대변되는 가시적 성과보다 혁신과 내실 다지기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진 회장이 지난 4일 열린 회장후보추천위원회 이후 가진 기자브리핑에서 자회사 CEO 인사와 관련해 "가장 중요한 키워드는 질적 성장"이라고 말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대목이다.
진 회장이 연이은 적자에도 강 대표에 힘을 실어준 건 그동안 강 대표가 쌓아온 디지털보험 인프라 구축과 IT 고도화 등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강 대표는 취임 이후 13년 된 기존 IT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의 차세대 시스템으로 대폭 개선했다. 고도화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상품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올해 보험 수익도 전년 대비 2배 이상 끌어올렸다.
신한라이프 새 수장으로 추천된 천 후보는 1994년 신한은행에 입사해 대림중앙지점장 등을 거쳐 신한카드 글로벌사업본부장, 신한금융지주 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지주사에서 경영관리 업무를 장기간 맡아 그룹 사업부문 전반에 관한 이해도가 높고 재무·회계 전문성도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 지난해부터 신한라이프 이사회의 일원으로 참여하면서 이사진과 임직원들로부터 호평받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자경위 관계자는 "이 대표가 외형적으로 양호한 성과와 성장세를 이끌어왔지만 새 리더십을 통해 질적 성장을 추구할 시점"이라며 "천 후보가 재무·경영관리 분야 전문성을 살려 신한라이프를 더 탄탄한 회사로 업그레이드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자경위가 추천한 천 후보와 강 대표는 각 계열사 임원후보추천위원회 등에서 자격요건·적합성 등 관련 검증을 거쳐 각 사 주주총회와 이사회에서 최종 선임될 예정이다.
최동현 기자 nel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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