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투자 열풍, 1990년대 닷컴버블과 비교
금융위기 전 "집값 거품 없다" 그린스펀 발언 소환
파월 "AI 수익성 있다" 발언 대조해 데자뷔 가능성 경고
영화 '빅쇼트'의 실존 인물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한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인공지능(AI) 거품에 대해 다시 한번 경고했다. 그는 서브프라임(비우량) 모기지 사태가 터지기 불과 2년 전 주택 가격에는 거품이 없다고 주장했던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발언을 소환하며, 최근의 AI 투자를 둘러싼 낙관론으로 당시와 같은 금융 혼란이 데자뷔처럼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버리는 24일(현지시간) AI 시장 과열에 대한 자신의 비관적 전망을 공개하기 위해 유료 뉴스레터 플랫폼인 서브스택에 '카산드라 언체인드'란 새 플랫폼을 개설했다.
그는 "난 은퇴하지 않았다"며 "이 플랫폼에 전적인 관심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구독자는 2만1000명이며 월 구독료는 39달러다.
버리는 플랫폼에 올린 글에서 최근의 AI 붐을 1999년 닷컴 버블에 비교했다. 2000년 들어 IT 거품이 붕괴했듯 AI 투자도 거품적 성격이 짙다는 주장이다.
그는 전날에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AI 거품 위험을 경고했다.
버리는 "2000년 2월 21일 샌프란시스코 (언론) 크로니클은 내가 아마존 주식을 공매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고 회상했다. 이는 닷컴버블 붕괴 직전 상황으로, 해당 보도 이후 아마존 주가는 2001년 9월 저점까지 90%가량 폭락했다.
버리는 또한 "그린스펀은 2005년 주택 가격에 거품이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면서 "파월(제롬 파월 Fed 의장)은 2025년에 'AI 기업들은 실제로 수익성이 있다. 그건 다른 문제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과거 그린스펀 전 의장이 주택 가격 거품을 부정한 뒤 2년 만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졌던 점을 상기시키며, 최근 파월 의장의 발언을 인용해 역사는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파월 의장은 10월 기자회견에서 "매우 높은 가치 평가를 받는 기업들이 실제로 수익을 내고 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AI 투자 열풍이 과열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됐다.
버리는 "난 다시 돌아올지 의문이었지만 돌아왔다"며 "나와 함께해달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AI 투자 과열 경고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빅테크들이 AI 기반 외형 성장에 올인하고 수익성 우려를 무시한 채, 막대한 자본 지출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그는 엔비디아와 팔란티어에 대한 공매도 포지션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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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전 미국의 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붕괴를 예측해 거액을 벌어들인 인물로 잘 알려져 있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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