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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안 하면 '예의 아니다?'"…2030 청년, '지역에서의 성별 격차' 민낯 공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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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두 번째 '성평등 토크 콘서트 소다팝'
충북 청주서 지역 청년 18명
'지역의 성별 불균형' 경험 쏟아내

"충북은 제조·기술 관련업이 주를 이루고 있어 여성이 경력을 이어갈 수 있는 곳이 많지 않다. (그 대안으로) 창업을 시도하지만, 이 또한 유지하기가 어려워서 지속 가능할 수 있도록 하는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청년 창업가이자 자녀 셋을 키우고 있는 유모씨(30대·여)는 "경단녀(경력 단절 여성)가 된 후 창업에 도전했지만, 자녀 돌봄 시기와 겹쳐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이같이 말했다. 비수도권일수록 여성의 직장 선택의 폭이 좁고,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짙어 여성들의 취·창업 모두 힘들다는 얘기다.


10일 충북 청주 오창과학산업단지 혁신지원센터에서 열린 '성평등 토크 콘서트, 소다팝' 행사에서는 이러한 고민을 가진 충북 지역의 20~30대 청년 18명이 참석해 성별 불균형 경험을 중심으로 의견을 나눴다. 성평등 토크 콘서트는 성평등가족부가 청년 시각에서 성별 인식 격차를 바라보고 진단하기 위해 총 5차례로 기획한 행사다. 2회차를 맞은 이날 토크 콘서트에서 참여자들은 '지역에서의 성별 인식 격차 및 성별에 따른 기회와 역할'을 주제로, 진로·고용·직장 및 가정 내 역할 등 일상에서 느꼈던 다양한 경험을 공유했다.


"화장 안 하면 '예의 아니다?'"…2030 청년, '지역에서의 성별 격차' 민낯 공유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오창 과학산업단지에서 열린 제2차 성평등 토크콘서트 '소다팝'에 참여해 지역에서의 성별 인식격차 등에 대해 자유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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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여성 참여자들은 구직자로서 지역에서 느낀 어려움을 쏟아냈다. 취업 준비생 김모씨(20대·여)는 "충북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계속 남고 싶지만, 제조업이 주로 발달된 이곳에선 여성 구직자로서 갈 만한 곳이 없어 서울로 이탈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취업 과정에서 "충북은 남성 직원에게 유리한 게 많으니, 차라리 다른 지역에서 경력을 쌓고 오는 게 어떻겠냐는 조언을 받기도 했다"며 "지역 이탈을 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반면, 지역 내 일자리 문제는 모든 청년에게 해당되는 내용이라는 반론도 나왔다. 구직자 이모씨(20대·남)는 "지역은 일자리 자체가 적어 지역 청년들이 이탈하는 것"이라면서 "성별 인식 격차에서 생긴 문제로 보고 제도나 정책을 세우려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했다.


원민경 장관은 "정부도 지방의 균형 성장을 매우 중요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면서 "과도한 수도권 집중을 막고 지방 성장을 위한 고민을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한 "충북이 제조업 중심이다 보니, 여성 스스로 '내가 추구하려는 일이 없다'고 판단할 수 있다"며 "하지만 지역 경제단체를 만나보니,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역량을 강화해나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응원을 보냈다.


남성 참여자들은 육아휴직을 실질적으로 사용하기 힘든 현실을 토로했다. 취업 준비생 이모씨(20대·남)는 "인턴 생활을 할 때, 남직원이 육아휴직을 쓰면 승진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인식이 개선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아직까지 남성이 가사를 맡고 여성이 생계를 책임지는 구조는 본 적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식과 직장에서의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고 말했다.


장우정 충북 양성평등위원회 위원(충북대 사회학과 박사수료)도 이날 발제를 통해 "남성들이 부당한 경험을 겪은 분야로는 '육아휴직'이 꼽힌다"고 지적했다. 청주시 청년실태조사(2024)에 따르면 '육아휴직 사용에 있어서 부당한 경험이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있다'라고 답한 응답자 비율은 여성 14.3%, 남성 23.8%였다. 장 위원은 "이는 육아휴직 사용률에도 영향을 끼쳐, 남성들의 육아휴직 사용률이 여성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했다.


"화장 안 하면 '예의 아니다?'"…2030 청년, '지역에서의 성별 격차' 민낯 공유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0일 오후 충북 청주시 오창 과학산업단지에서 열린 제2차 성평등 토크콘서트 '소다팝'에 참여해 지역에서의 성별 인식격차 등에 대해 자유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육아휴직을 사용하면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하는 실제 사용자 입장에서는 육아휴직 사용만이 능사가 아님을 이날 토크쇼서 확인할 수 있었다. 겹쌍둥이인 자녀 넷과 출산 과정서 하반신 마비가 온 아내를 부양하고 있는 직장인 이모씨(30대·남)는 "1년 육아휴직을 했지만, 실제 생활하다 보니 비용이 만만치 않았다"면서 "육아휴직으로는 턱없이 부족해서 도움받을 수 있는 다른 제도가 있을지 살펴봤는데 전혀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참여자들은 지역에서 겪은 직장 내 성차별 경험도 털어놨다. 서울·대전 등을 거쳐 청주서 직장생활을 하는 주모씨(20대·여)는 "회사에서 간식으로 과일을 깎거나, 단체 식사 후 뒷정리를 하는 것 모두 자연스럽게 여직원들이 한다"면서 "이에 반박하면 '남자랑 여자랑 똑같냐'는 타박이 돌아오고, 화장기 없이 회사에 가면 '화장 좀 하고 다녀라, 예의 아니냐'라는 핀잔까지 들어야 한다"며 울먹였다. 목이 멘 그는 "제 꿈은 지역을 벗어나 수도권으로 나가는 것"이라며 "대기업뿐 아니라 중소기업을 위한 좋은 정책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직장 생활을 한 지 10년이 넘었다는 또 다른 참여자(30대·여)도 "제가 20대 초반이었을 때, 제 직무에는 '커피 타기'가 없었지만 늘 커피를 탔다"면서 "업무의 하나라고 생각하고 견뎠지만, 지금은 여성 발언의 기회도 높아지고 제안한 부분들이 실제 정책에도 반영되고 있어서 개선됨을 느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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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장관은 "오늘 주신 이야기는 잘 정리해서 성평등부가 할 수 있는 일을 저희가, 다른 부처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은 협력해서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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