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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다 낫네…"예금 이자의 4배" 주민참여로 수익 올리는 곳[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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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가덕산풍력발전 단지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사무동이 있는 가덕산 중턱까지 버스로 이동한 뒤 다시 SUV로 갈아타야 한다.

태백가덕산풍력발전에서 주민참여형 모델을 운영했던 루트에너지의 윤태환 대표는 "주민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보다 선순위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이자를 배분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안군 등 일부 지자체는 태백가덕산풍력발전과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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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백가덕산풍력발전소 가보니
총 11㎞ 구간에 발전기 12기 설치
첫 대규모 주민참여형 풍력발전으로 개발
시민펀드로 참여 10~11% 이자수익

은행보다 낫네…"예금 이자의 4배" 주민참여로 수익 올리는 곳[르포] 태백가덕산풍력발지 단지를 항공 촬영한 모습. 해발 고도 1078m인 가덕산 고지에 1단계 12기, 2단계 5기의 풍력발전기가 총 11km 길이로 설치돼 있다. 태백가덕산풍력발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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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부터는 버스로 못 올라갑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갈아타야 해요."


태백가덕산풍력발전 단지를 둘러보기 위해서는 사무동이 있는 가덕산 중턱까지 버스로 이동한 뒤 다시 SUV로 갈아타야 한다. 덜컹거리는 임도를 따라 약 15분가량 더 올라가니 117m 높이(지면에서 터빈 중심까지의 길이)의 거대한 풍력발전 타워가 위용을 드러냈다.


태백가덕산풍력발전은 해발 1078m의 가덕산 고지에 2단계에 걸쳐 조성됐다. 2020년 12월 상업 가동을 시작한 1단계 사업에는 베스타스가 제작한 3.6메가와트(㎿) 터빈 12기(총 43.2㎿ 용량)가, 2022년 12월 준공한 2단계 사업에는 유니슨의 4.2㎿ 터빈 5기(총 21㎿ 용량)가 설치돼 있다. 1, 2단계 총 길이는 11㎞에 달한다.


태백가덕산풍력발전의 김수철 발전소장은 "이곳에서 생산한 전기는 신태백변전소를 통해 신가평 변전소를 거쳐 수도권으로 공급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발전단지 옆에는 태백과 신가평변전소를 잇는 765킬로볼트(kV) 초고압 송전선로가 지나가고 있다.


1단계 사업 12호기 풍력발전기 앞에서 주변을 둘러보니 태백가덕산풍력발전 이외에도 몇 개의 풍력발전 단지들이 더 눈에 띄었다. 태백시 인근에는 창죽풍력(16㎿), 고원풍력(18㎿), 하장풍력(13.25㎿), 삼수풍력(22.5㎿) 등의 단지들이 상업 가동 중이다. 석탄 광산이 밀집했던 태백이 이제는 재생에너지의 중심지로 탈바꿈하고 있는 셈이다.

은행보다 낫네…"예금 이자의 4배" 주민참여로 수익 올리는 곳[르포] 태백가덕산풍력발전의 김수철 발전소장이 4.2메가와트(MW) 용량의 유니슨 육상풍력발전기 내부에 있는 승강기와 전기 설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강희종기자

강원특별자치도에서 파견근무중인 최명섭 경영기획부장은 "이곳 풍력발전의 평균 이용률이 30%를 넘을 정도로 바람의 질이 좋다"고 설명했다. 태백가덕산풍력발전의 연중 평균 풍속은 초속 7.5m라고 한다. 통상 육상 풍력에서 경제성이 나오기 위해서는 6m/s의 풍속이 나와야 한다.

첫 대규모 주민참여형 풍력발전…시민펀드형 방식

태백가덕산풍력발전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한 대규모 주민참여형 풍력발전 모델이기도 하다.


주민참여 모델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근거해 재생에너지 발전소 인근 주민이 해당 발전소에 투자할 경우 정부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에 가중치를 추가 부여해주는 제도다.


발전소는 가중치만큼 늘어난 수익을 주민에게 되돌려주게 된다.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발전의 최대 장애요인 중 하나인 주민 수용성을 높일 수 있다. 3MW 이상 육상풍력에 주민 참여 비율이 4% 이상인 경우에는 0.2의 REC 가중치가 부여된다.


주민이 재생에너지 발전소 사업에 참여하는 방식은 지분형, 채권형이 있다. 채권형은 협동조합형과 시민펀드형으로 구분된다. 태백가덕산풍력발전은 주민이 발전소의 채권형 펀드에 투자하고 20년의 투자 기간 분기마다 이자를 배분받는 형식으로 운영된다. 총사업비의 4%를 태백 시민이 참여했다.


태백시민은 1단계 사업은 최대 4000만원까지, 2단계 사업은 최대 500만원까지 투자할 수 있었다. 1단계에서는 시민펀드의 규모가 17억원이었으나 27억2000만원까지 늘어났다. 펀드에 참여한 주민은 연간 10~11%의 이자 수익을 받는다. 실제로는 15.4%의 이자소득세를 제외하고 받는다. 11월 기준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평균 정기 예금 금리가 2% 초·중반대인 점을 고려하면 은행 예금의 약 4배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태백가덕산풍력발전에서 주민참여형 모델을 운영했던 루트에너지의 윤태환 대표는 "주민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보다 선순위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이자를 배분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은행보다 낫네…"예금 이자의 4배" 주민참여로 수익 올리는 곳[르포] 태백가덕산풍력발전 전경. 강희종기자

신안군 등 일부 지자체는 태백가덕산풍력발전과는 약간 다른 방식으로 운영된다. 신안군은 주민들이 소액의 협동조합 회비만 내고 금융기관으로부터 채권 투자금을 대출하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 이익공유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때 대출 이자는 발전법인(SPC)이 협동조합에 지급하는 채권 이자로 상환한다. 따라서 실제로 협동조합이 초기에 부담하는 금액은 없다.


이에 대해 윤 대표는 "주민이 직접 투자하는 시민펀드형은 협동조합이 금융 기관으로부터 대출하는 방식에 비해 재생에너지에 대한 이해와 관심도를 높일 수 있고 금융감독원의 감독으로 받기 때문에 투명하게 운영된다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주민참여 이익공유 재생에너지 사업은 이재명 대통령이 공약했던 햇빛연금·바람연금(소득)의 대표적인 방식이다. 이 제도를 통해 주민 수용성을 확대해 재생에너지 보급 속도를 높이고 농어민의 소득 증대에도 도움을 주겠다는 복안이다.


다만 일부에서는 재생에너지 이익공유제가 전국으로 확산할 경우에는 전기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REC의 구매 비용은 최종적으로 전기요금을 구성하고 있는 기후환경요금으로 충당하기 때문이다.

3단계 사업도 추진…2027년 착공 목표

태백가덕산풍력발전은 1, 2단계의 성공에 힘입어 3단계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태백시 하사미동 인근에 추진되는 3단계 사업은 2019년 발전사업허가를 받았으며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마치고 현재 개발행위 허가를 진행하고 있다. 2027년 1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기덕 태백가덕산풍력발전 대표는 "태백은 풍력발전을 하기에 최고의 입지"라며 "3, 4단계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태백가덕산풍력발전 관계자는 "3단계 사업에 대해 주민 동의 절차를 대부분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미 1, 2단계 사업의 결과를 체험한 주민들은 빨리 3단계 사업이 진행되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고령층들은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다고 한다. 20년간 이자를 배분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발전소 관계자는 "주민이 투자하고 있는 상품은 투자 1년 후에 채권마켓을 통해 환매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었다"고 설명했다.


<용어설명>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정부가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전력 생산을 인증하기 위해 발급하는 증서다.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들은 전력도매시장에서 계통한계가격(SMP)을 기준으로 전기를 판매하는데 이외에도 REC를 판매해 추가 수익을 올린다. 신재생에너지의 종류, 장소, 생산 방식에 따라 REC에 다른 가중치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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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 이용률=실제 발전량을 최대 이론 발전량으로 나눈 값. 풍력발전기의 실제 성능과 효율을 나타내는 핵심 기준이다. 계산식은 연간 실제 발전량(MWh)/정격출력(㎿)×8760시간×100으로 구한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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