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터뷰]월가 베테랑의 경고 "韓증시 아직 신뢰 못하는 4가지 이유"

시계아이콘02분 12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뉴스듣기

월가서 첫 亞외환위기 경고한 데이비드 로치
코스피 랠리에도 '코리아 디스카운트 요인' 여전
"지배구조 개혁, 순환출자 해소, 주주가치 실현 시급"

"말만으로는 (한국 시장을) 신뢰할 수 없다. 나뿐 아니라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도 실질적 증거를 기다리고 있다."


세계적 투자전략가인 데이비드 로치 퀀텀스트래티지 창업자(사진)는 새 정부 출범 후 상법 개정 등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에 힘입어 한국 증시가 랠리를 나타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투자자들이 바라보는 이른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요인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보다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지배구조 개혁이 담보되지 않는 한 최근의 주가 상승도 일시적 반등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다.




[인터뷰]월가 베테랑의 경고 "韓증시 아직 신뢰 못하는 4가지 이유" 데이비드 로치 퀀텀스트래티지 창업자. 데이비드 로치 본인 제공
AD

로치 창업자는 최근 아시아경제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증시가 저평가받는 요인으로 ▲북한과의 지리적 근접성 ▲최근 발생한 민주주의 취약성 ▲재벌가의 기업 소유 및 지배구조 투명성 부족 ▲주식시장 내 섹터 비중 등 4가지를 꼽았다. 모건스탠리 출신의 저명한 투자전략가인 그는 과거 미국 월가에서 가장 먼저 1997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외환위기를 경고했던 인물로, 인디펜던트스트래티지에 이어 최근 싱가포르에 퀀텀스트래티지를 창업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먼저 로치 창업자는 한국 자본시장이 지리적으로 인접한 북한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짚었다. 또한 지난해 12월 발생한 계엄 사태가 한국의 민주적 취약성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지금은 위험이 줄었으나, 여전히 의구심이 남아 있다"면서 "대부분의 (해외) 투자자들은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대통령의 권한에 대한 제도적 개혁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당시 그는 한국 국회가 계엄령 해제 결의안을 통과시키자마자 해당 사태를 '찻잔 속 태풍'으로 규정하며 한국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투자자들에게 침착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


기업지배구조 개혁 필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로치 창업자는 "(한국 기업은) 재벌의 가족 소유 구조, 낮은 투명성 등으로 주주 가치보다는 소유주(재벌가)의 이익이 우선시될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그는 한국 자본시장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 가장 시급한 개혁으로도 "소유구조(지배구조) 개혁, 투명성 제고, 순환출자 해소, 주주가치 실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기업지배구조 개혁이 한국 증시 가치 제고에 얼마나 중요하냐는 추가 질문에는 "매우(Very!!!!!)"라고 느낌표를 무려 다섯 개나 찍었다.


이와 함께 로치 창업자는 "한국 증시의 섹터 비중은 다른 시장과 다르다. 가장 큰 차이점은 몇몇 재벌 기업에 지나치게 집중돼 있고, 더 구체적으로는 기술 및 제조업에 치우쳐 있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대표 종목의 하락세만으로도 코스피 자체가 출렁이는 구조 자체를 문제로 지목한 것이다. 이들 두 종목이 코스피 시가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만 25~30% 상당이다. 그는 "한국 전체 시장에 투자해도 동종 시장 대비 분산 효과가 약하다는 의미"라면서 "결과적으로 한국 주식은 더 높은 리스크를 갖는다. 이는 더 낮은 주가수익비율(PER)로 이어진다"고 부연했다.


이번 인터뷰에서 로치 창업자는 이재명 정부의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을 반기면서도 임기 내 '코스피 5000' 달성을 사실상의 목표로 앞세운 데 대해서는 "어리석은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주가를 목표로 삼기보다는, 주가를 개선할 수 있는 개혁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재차 지배구조 개혁, 순환출자 해소, 주주가치 실현 등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최근 상법 개정 등에 힘입어 외국인 순매수가 이어지고 코스피가 3600선을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국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회의론이 많다는 점 역시 주목했다. 오랜 기간 투자전략가로 활약하며 한국 증시를 지켜봐 온 로치 창업자는 "재벌 개혁과 관련해 수없이 많은 헛된 여명(false dawns)을 겪은 사람으로서, 이제는 말만으로는 신뢰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간 한국 정부 차원의 개혁 시도가 번번이 무산된 사례를 수없이 지켜봐 온 만큼 이번에도 언제든지 뒤집힐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나뿐 아니라 많은 외국인 투자자들도 실질적 증거를 기다리고 있다"고 추가적인 진전, 개혁의 지속성과 일관성이 담보돼야만 한국 증시에 따라붙은 고질적인 코리아 디스카운트 꼬리표가 사라질 수 있음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로치 창업자는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고 세계 질서가 점점 분열화되고 있다는 점 역시 향후 한국의 자본시장 개혁 움직임에 도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미국이 외교관계를 금전적 이해관계 중심으로 전환하는 현 상황은, 세계에서 가장 국제화된 경제 중 하나인 한국에 중대한 위협"이라고 진단했다.


AD

아울러 한국이 연내 주식시간 거래를 연장하고 향후 미국 나스닥처럼 24시간 체제로 확대하고자 하는 것과 관련해서는 "장기적으로 시장 평가를 바꾸진 못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거래 시간이 늘어나면 시장 충격을 더 원활하게 흡수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