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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경의 창] 국중박 주차요금만 올려서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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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만 돌파 앞둔 국중박, 과열의 그림자
미국, 프랑스, 일본, 대만 등 국립박물관 유료
20년째 묶인 고궁·왕릉 관람료도 현실화해야

[아경의 창] 국중박 주차요금만 올려서 되겠나 이경호 이슈&트렌드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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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국중박) 관람객은 올해 5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1~8월 관람객 수가 이미 432만명에 달했고, 여름방학 두 달 동안만 161만명이 몰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5%나 늘어난 수치다. 한국 전통문화와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인기도, 뮤지엄 굿즈 열풍도 한몫했다.


하지만 부작용도 심각하다. 전시장 안에서 도시락과 과자를 먹거나, 아이들이 키즈카페처럼 뛰어다닌다. 곳곳에서 신발을 벗고 눕는 풍경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정수기가 왜 안 되냐" "물도 준비 안 해놓냐" "내 세금 이렇게 쓰냐" 등등 민원도 폭주했다. 국중박 전시 스태프라고 밝힌 누리꾼은 국중박을 다룬 유퀴즈 유튜브 영상에 이런 사례를 소개하며 "너무한 거 아닌가 싶을 정도로 무지한 관람객들이 정말 많다"고 했다. 그는 "수많은 관람객으로 인해 더러워진 박물관 내부 청소하느라 진짜 고생 많으신 환경미화 선생님들의 복지 및 '인원 충원'에 더 힘써주셨으면 한다"고 호소했다.


우리나라는 2008년부터 국립박물관을 전면 무료로 개방해왔다. 이전까지는 성인 2000원, 청소년 1000원의 입장료를 받았으나 "국민의 문화 향유 기회 확대"라는 취지로 없앴다. 하지만 17년째 무료화 이후 관람객이 늘면서 관리비용과 안전 부담은 눈덩이처럼 커졌다. 국중박의 경우도 관람객 급증으로 경호 인력은 늘었지만 여전히 안전사고 우려가 제기된다. 청소와 시설 유지 보수에도 만성적인 인력난과 예산 부족이 뒤따른다. 유홍준 국중박 관장조차 "무료에서 유료로의 전환은 거의 불가능하지만 이제는 국민도 사려 깊게 고려해야 할 문제"라고 말했다.


관람료 현실화는 국립박물관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복궁과 창덕궁의 입장료는 성인 기준 3000원, 창경궁과 덕수궁은 1000원으로, 무려 20년째 동결돼 있다. 조선왕릉은 500~2000원에 불과하다. 만 24세 이하 내국인, 만 65세 이상, 한복 착용자 등은 무료 관람이 가능하다. 우리나라 궁·능은 지난해 1578만명이 찾았고, 그중 외국인만 318만명으로 사상 최대였다. 경제적 효과는 6500억원으로 분석된다. 방문객 수익을 문화재 보존에 재투자할 필요성이 절실하다는 의미다.


영국은 2001년부터 국립박물관을 무료 개방했지만 미국, 프랑스, 일본, 대만 등 다른 나라들은 1만원에서 수만 원대 관람료를 받는다.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이자 일본을 대표하는 성(城)으로 알려진 효고현 히메지성은 시민이 아닌 경우 현재 1000엔(약 9500원)인 입장료를 내년 3월1일부터 2500엔(약 2만4000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시민 입장료는 1000엔으로 유지하고, 18세 미만은 시민 여부와 관계없이 모두 입장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이는 공공 서비스라 하더라도 이용자 부담을 최소한 반영해야 지속 가능한 운영이 가능하다는 현실적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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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유산청은 현재 관람료 현실화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11~12월께 용역결과가 나오면 내년부터 관람료 현실화에 대한 공론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국중박은 지난달 30일 주차요금을 20년 만에 인상했다. 변경된 요금으로 2시간 주차할 경우 1600원(80%) 인상된 3600원을 내야 한다. 주차요금 인상 기사에는 "유료화해야 한다" "다른 나라 박물관이며 미술관 등등 다 입장료 받는데 우리나라만 왜 무료냐"라는 의견이 많다. 무료의 상징성만 고집하면 박물관과 고궁은 '공짜로 즐기는 공간'은 될 수 있어도 '존중받는 공간'은 되지 못한다. 관람 질서를 회복하고, 문화재를 안전하게 지키며, 미래 세대에게 온전히 물려주기 위해서라도 사회적 합의에 기반한 관람료 현실화를 고민해야 한다. 이경호 이슈&트렌드 팀장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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