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퍼포먼스 두고 누리꾼 시선 엇갈려
찰리 커크 추모 두고 정치권 분열 가속화
2005년 시작된 미국 최대 규모의 독립 록·펑크 음악 축제인 라이엇 페스트(Riot Fest)에서 미국의 한 헤비메탈 밴드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본뜬 모형을 대상으로 과격한 퍼포먼스를 펼쳐 논란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는 헤비메탈 밴드 'GWAR'가 지난 20일 시카고에서 개최된 음악 축제 무대에 올라 선글라스와 모자, 'DOGE' 티셔츠와 검은 바지를 입은 머스크를 본뜬 모형의 목을 베는 퍼포먼스와 더불어 트럼프를 본뜬 모형이 쓰러뜨리는 장면을 연출했다고 보도했다.
GWAR는 1984년 미국에서 결성된 밴드로, 괴기스러운 의상과 충격적인 무대 연출로 잘 알려져 있다. 과거에도 가짜 피와 액체를 관객에게 뿌리거나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을 본뜬 모형에게도 과격한 연출을 해온 바 있다. 그러나 이번 공연 영상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확산하면서 "현존하는 인물에 대한 폭력을 정당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한 누리꾼은 "이건 단순히 역겹고 무책임하며 GWAR와 라이엇 페스트가 선을 넘었다"고 지적했고, 일부 팬들은 "최근 '찰리 커크 피살 사건'의로 분위기가 민감한 상황에서 시기적으로 부적절했다"는 의견을 내보였다. 반면 또 다른 누리꾼은 "과거에도 현직 정치인을 대상으로 한 퍼포먼스가 많았다"며 옹호하기도 했다. 해당 논란에 주최 측인 라이엇 페스트는 비판에 대해 "GWAR가 선을 넘었다는 주장은 내가 들은 것 중 가장 웃긴 말이다"고 밝혔다.
커크 추모식 두고 美 사회 이념 갈등 심화
한편, 찰리 커크의 죽음을 둘러싸고 그에 대한 추모의 열기뿐 아니라 증오와 분열의 기운도 무르익고 있다. 대통령 및 요인 경호를 전담하는 비밀경호국은 지난 19일 커크의 추모식이 열리는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서 총기와 칼로 무장한 남성을 체포했다. 앞서 지난 17일에는 피닉스에서 49세 남성이 찰리 커크의 순교자를 자처하며 동성애자 전용 술집을 총격으로 날려버리겠다고 협박했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찰리 커크의 죽음을 둘러싼 이념 대립이 격화하면서 자칫 무차별적 테러가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무엇보다 갈등을 봉합하고 화해에 앞장서야 할 정치권은 더욱 분열하고 있다. 19일 공화당 주도로 미 하원 의회를 통과한 커크 추모 결의안에는 민주당 의원 96명이 반대하거나 기권해 이념 갈등이 더욱 고조되기도 했다. 또 JD 밴스 부통령은 커크가 생전 진행하던 팟캐스트 진행자로 나서 "급진 좌파 미치광이들을 반드시 응징하겠다"고 강도 높게 발언하며 갈등을 부추겼다. 이 가운데, 커크가 피살된 유타 밸리대에서는 캠퍼스에 커크 추모비를 세우자는 제안에 학생 2000명 이상이 반대 청원을 올리면서 학내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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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커크의 피살 사건은 미국 정치와 사회가 '폭력의 악순환'에 놓여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 6월엔 민주당 소속 미네소타주 주의원 부부가 공화당 지지자 총격으로 사망했고, 4월엔 민주당 소속 조시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관저에 화염병이 날아드는 등 이념 갈등이 점차 폭력적인 형태를 보이며 미국 사회가 분열 양상이 가속화하고 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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