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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정책에 체념한 '재계단체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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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정부정책에 체념한 '재계단체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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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과 관련한 정부 정책엔 입장을 내지 않기로 했다."


최근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정부의 노동 안전 정책 추진에 대한 입장을 묻자 이같이 답했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과 동시에 내건 '중대재해 근절' 기조에 기업들은 대체로 부정적인데, 정부가 정책을 강행하자 아예 답을 피한 것으로 보인다. 정책 과정에 의견을 내봤자 반영되지 않는다는 체념에 가까운 반응이었다.


재계 단체는 소속 기업들의 이해를 대변하며 정부 정책에 가감 없이 목소리를 내왔다. 특히 대한상의,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은 경제계의 핵심 창구로 존재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과거 진보 성향 정부와 관계가 원활하지 못했던 사례처럼 이번에도 재계의 의견이 정책 과정에서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상보다 빨랐던 정권 교체 이후 정부 주도의 정책 추진이 거세지면서 재계 단체들도 대응에 혼란을 겪는 모습이다.


이런 현상은 기업 현장에서도 감지된다. 올 초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관세 정책에 따른 통상 불확실성에 직격탄을 맞은 데 이어 이재명 정부가 '공정한 자본시장'과 '죽지 않는 사회'를 내세우며 각종 규제 정책을 연이어 내놓자 한숨 돌릴 여유조차 없다는 불만이 나온다. 국내 주요 기업 관계자들이 "때리더라도 숨을 좀 쉴 수 있게 해달라"라고 토로할 정도지만, 이런 호소는 번번이 외면받아 소통 의지마저 꺾고 있다.


재계가 스스로 목소리를 자제하고 그런 태도가 익숙해지면 결국 부메랑을 맞는 건 산업계와 우리 경제다. 정책 논의 과정에서 기업의 입장이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불만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재계 의견이 뒷전으로 밀려나더라도 목소리를 내야 하는 게 관계자들의 본분이다. 재계 단체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정부 역시 균형 있는 시각으로 현실을 파악하고 지속 가능한 정책을 이끌어갈 수 있는 동력을 잃게 된다는 점에서 결국 비난을 함께 받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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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단체가 눈치를 보는 데에는 역대 정부마다 정권의 성향에 따라 특정 단체를 선별해왔던 전례가 작용한다. 그러나 정책의 옳은 방향성을 위해서라도 더 이상 움츠러들어선 안 된다. 회원사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필요한 직언을 내놓는 자세가 필요하다. 정부 역시 진정한 실용주의를 표방하려면 균형 잡힌 시각으로 각계 현장의 목소리를 수렴해야 한다. 새 정부와의 상견례는 이미 끝났다. 재계 단체들이 당초 탄생한 배경에는 기업의 입장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는 점도 포함돼 있다. 협력할 부분은 협력하면서도 비판할 지점은 분명히 짚을 책임이 있다.




박준이 기자 giver@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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