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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tage]풍요·허무 '광란의 20년대'를 황홀한 황금빛 무대로 그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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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광란의 20년대(Roaring Twenties)'를 다룬 대극장 뮤지컬 두 편이 동시에 무대에 올라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GS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위대한 개츠비'와 샤롯데 씨어터에서 공연하는 '브로드웨이 42번가'다. 두 작품 모두 1차 세계대전(1914~1918) 뒤 1920~1930년대의 미국을 배경으로, 물질적 풍요와 정서적 허무가 공존했던 시대를 화려하게 재현한다. 두 작품은 화려함 뒤 허무함의 상징과도 같은 황금빛 무대를 배경으로 한 황홀한 쇼로 관객에게 잊을 수 없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1920년대 미국은 1차 세계대전 특수를 누리면서 경제가 급성장했다. 폐허가 된 유럽을 대신해 미국이 세계 경제의 중심으로 떠올랐고 자동차와 라디오가 대중화될 정도로 풍요로운 시대였다. 풍요로움을 바탕으로 물질 만능주의가 팽배했다.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원작인 동명 소설은 이 시대를 정확히 묘파해 미국의 20세기를 대표하는 소설로 평가받는다.

[On Stage]풍요·허무 '광란의 20년대'를 황홀한 황금빛 무대로 그리다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화려한 파티 장면 [사진 제공= 오디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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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tage]풍요·허무 '광란의 20년대'를 황홀한 황금빛 무대로 그리다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 공연 장면 [사진 제공= 오디컴퍼니]

위대한 개츠비는 가난한 농부의 아들 제이 개츠비가 1차 세계대전 참전으로 헤어진 옛 연인 데이지를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소설의 배경은 1차 대전이 끝난 지 4년 뒤인 1922년. 개츠비는 그 사이 불법적인 밀주 사업 등을 통해 거대한 부를 쌓는다. 이미 결혼한 데이지는 보러 가지는 못하고, 데이지의 집이 바라다보이는 건너편에 대저택을 매입한 뒤, 매일 밤 화려한 파티를 벌이며 데이지가 소문을 듣고 찾아오기를 기다린다.


마침내 만난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애틋함을 보여주며 지고지순한 사랑의 전형을 보여준다. 한편으로 데이지는 개츠비의 막대한 부에 대한 동경을 드러내며 속물 근성을 보여준다. 데이지를 만나기 위해서였지만 불법을 동원했다는 점에서 개츠비도 허영에 빠진 인물일 뿐이다.

[On Stage]풍요·허무 '광란의 20년대'를 황홀한 황금빛 무대로 그리다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에서 제이 개츠비 역의 매트 도일(오른쪽)과 데이지 역의 센젤 아마디 [사진 제공= 오디컴퍼니]

당대의 물질적 풍요를 증명하려는듯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무대는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여느 대작 뮤지컬과 비교해도 차별화를 가능할 정도로 압도적이다. 자동차 대중화의 시대를 묘사하듯 자동차가 두 대 등장해 시선을 사로잡고, 뉴욕 플라자 호텔이나 개츠비의 대저택을 표현한 무대도 인상적이다. 특히 1막 마지막 부분에서 개츠비의 저택에서 개츠비와 데이지가 애틋하게 교감하는 장면의 무대 전환이 눈에 띈다. 개츠비 저택 내부에서 발코니로, 다시 침실로 공간이 자연스럽게 전환되는데, 특히 거실에서 발코니로 전환되는 장면은 뮤지컬 '레베카'의 2막 초반의 유명한 발코니 무대전환이 연상될 정도로 인상적이다.


황금빛으로 꾸며진 개츠비의 대저택에서 벌어지는 파티 장면들은 황홀하다. 찰스턴과 탭댄스 등 당대 유행한 화려한 군무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On Stage]풍요·허무 '광란의 20년대'를 황홀한 황금빛 무대로 그리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장면 [사진 제공= 샘컴퍼니]

1920년대는 대중문화가 꽃을 피운 시기이기도 하다. 물질적 풍요로움 속에서 향락과 오락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음악적으로는 재즈가 대중화돼 이 시기는 재즈시대로도 불린다. 2022년 영화 '바빌론'에서 묘사됐듯 무성 영화에서 유성 영화로의 전환이 이뤄지면서 할리우드가 폭발적으로 성장한 시기이기도 하다. 19세기 말 영국에서 건너온 뮤지컬도 이 때 대중 오락으로 자리잡았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이 시기 '프리티 레이디'라는 제목의 뮤지컬 제작기를 그린다. 광란의 20년대는 거품 경제가 붕괴한 1929년 대공황을 계기로 막을 내리는데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대공황 이후인 1933년을 배경으로 한다.


막이 가려진 채 유명 공연기획자 줄리안 마쉬가 다시 뮤지컬 제작에 착수했다는 소문에 흥분한 옛 무용수들의 아우성으로 극이 시작된다. 막이 올라가면 무대를 위해 다시 모인 무용수 30명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이들의 흥겨운 탭댄스 군무로 극이 본격 시작된다. 이들은 대공황 이전 광란의 20년대, 화려한 쇼가 성행했던 시절을 꿈꾸는 사람들인 셈이다.


주인공 페기 소여는 화려한 뉴욕의 무대를 꿈꾸며 시골에서 올라온 아가씨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프리티 레이디의 코러스걸로 합류한다. 공연을 준비하던 중 프리티 레이디의 여주인공 도로시 브룩이 다리를 다치고, 페기가 대신 여주인공을 맡아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다.

[On Stage]풍요·허무 '광란의 20년대'를 황홀한 황금빛 무대로 그리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 장면 [사진 제공= 샘컴퍼니]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어렵지 않은 서사에 대공황 직후 희망을 잃지 않는 사람들의 밝고 긍정적인 이야기를 그림으로써 관객에게 유쾌한 웃음을 준다. 무엇보다 황금빛 무대를 배경으로 당시의 화려한 쇼를 고스란히 재현해 쇼 뮤지컬의 극치를 보여준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사실 설명이 필요 없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의 전설로 통하는 작품이다. 1980년 8월 브로드웨이에서 초연해 1989년 1월까지 8년 넘게 장기공연했다. 당시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대표하는 최장기 공연작 중 하나였다. 초연 이듬해인 1981년 토니상 시상식에서는 안무상과 함께 작품상도 받으며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2001년 브로드웨이에서 다시 제작됐는데 그해 토니상 시상식에서 리바이벌 작품상을 받아 다시 한번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국내에서도 1996년 호암아트홀에서 초연한 뒤 이번까지 19번이나 공연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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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개츠비는 11월9일까지, 브로드웨이 42번가는 9월14일까지 공연한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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