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원·신화경 연구팀, 신경세포 전기신호 기억·운동·치료… 파킨슨 치료 혁신 전망
면역 반응 억제, 초고해상도 신호 기록…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연구시너지 기대
부산대학교가 초박막 유연 신경 프로브 개발에 성공하며 뇌질환 진단과 치료는 물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부산대는 11일 광메카트로닉스공학과 홍석원 교수와 한의학전문대학원 신화경 교수 연구팀이 두께 약 3.6㎛의 신경 프로브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번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6월 5일 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신경 프로브는 뇌 등 신경 조직에 삽입해 신호를 측정하거나 자극을 전달하는 핵심 전자소자로, 이번 연구에서는 뇌의 깊은 부위까지 32채널 고해상도 측정과 심부 자극을 동시에 구현했다.
연구팀은 반도체 공정에 사용하는 SU-8 포토레지스트를 바탕으로 금(Au) 전극과 전도성 고분자(PEDOT:PSS)를 적층한 초박막 구조를 구현했다. 여기에 일본 전통 종이공예에서 착안한 '키리가미(kirigami)' 기술을 적용, 미세한 뇌 움직임에도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했다.
신경 삽입 시 발생할 수 있는 염증 반응을 줄이기 위해 표면에 '라미닌'을 코팅한 결과, 염증 지표 단백질 수치가 최대 30% 감소, 활성산소도 크게 줄어드는 등 면역 반응 억제 효과가 입증됐다.
이 장치를 통해 연구진은 마우스 뇌의 특정 부위에 신경전달물질을 주입하고 전기신호 반응을 실시간으로 정밀하게 추적, 뇌 연구와 약물 반응 분석에 활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또 파킨슨병 모델 마우스를 대상으로 심부 뇌 자극(DBS) 실험을 실시, 자극 전후 신호 변화와 운동 기능 개선 효과도 확인했다. 기존 실리콘 전극 대비 유연성과 생체 적합성이 뛰어나 차세대 뇌질환 치료기기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근 일론 머스크의 뉴럴링크(Neuralink)가 인간 대상 BCI 임상에 착수한 가운데, 부산대의 키리가미 기반 초박막 프로브는 국내 뇌 인터페이스 기술의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실험을 주도한 정정화 박사과정 연구원은 "기존 전극의 한계를 넘는 생체친화적 시스템을 구축했다"며, "장기간 안정적인 신호 기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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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석원·신화경 교수는 "광자극이나 무선 모듈 등과 결합한 차세대 플랫폼으로 확장 가능하다"며, 임상용 이식형 의료기기 상용화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영남취재본부 조충현 기자 jch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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