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약배당정책 도입 제안
국민의 생체 정보(바이오 데이터)를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로 인한 수익 일부를 국민에게 다시 돌려주는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K-멜로디(연합학습 기반 신약 개발 가속화 사업) 사업단 김화종 단장은 11일 온라인으로 '바이오 데이터 협력체(BDA) 구축을 통한 국민신약배당 정책 제안' 설명회를 열고 "후발 주자인 한국이 바이오 선도국으로 도약하려면 혁신적인 전략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단장은 "인공지능(AI) 바이오산업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이오 데이터이고,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바이오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며 "이를 활용해 블록버스터 신약 개발을 가속화하고 수익 일부를 국민에게 보상하는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약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제약산업 규모는 글로벌 전체 규모의 1.8%에 불과하다. 특히 신약 개발 부분은 미국, 스위스,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선진국이 독점하고 있어 혁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 단장은 바이오산업의 핵심 자원인 개인 바이오 데이터라며 공공자원 활용 극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자원 활용의 성공 사례로 홍콩철로유한공사(MTR)의 '전철과 부지(Rail plus Property)' 사업 모델도 소개했다. 이 모델은 MTR의 대주주인 홍콩 정부가 MTR에 역사 입체 복합개발권과 역사 주변의 공공토지에 대한 개발권을 이양하고, MTR은 민간 경쟁입찰을 통해 주택이나 상가를 개발해 판매 수익이나 임대료를 통해 개발이익을 환수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에 홍콩 지하철은 직접적인 납세 보조금 없이도 저렴한 요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 단장은 이같은 정책 실현하는 구체적인 방법의 하나로 기존 개인정보 공유 형식의 취약한 보안을 개선할 수 있는 '연합학습' 기술 도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민감한 개인 정보인 바이오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모으는 것은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 위험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합학습은 데이터를 중앙 서버로 보내는 대신 로컬 장치(개별 컴퓨터 및 연구용 서버 등)로 보내 학습시키는 기술이다. 로컬 장치는 학습 후 결과인 AI 모델 파라미터(가중치)만 중앙 서버로 전송하게 된다. 바이오 데이터를 활용하지만, 원본 데이터는 로컬 장치를 벗어나지 않아 민감한 정보의 보호와 활용이 동시에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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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신약배당 정책이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의 '문샷 프로젝트(달에 로켓을 발사하듯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에 도전하는 혁신적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김 단장은 "판도라 상자(개인 바이오 데이터)를 열지 않고 무한한 가치를 얻는 전략"이라며 "세계 최초로 국민의 바이오 실세계 데이터(RWD)를 AI 모델 개발에 활용한다면 신약 개발과 정밀의료 선도국으로 도약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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