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27일 밸류업 1주년 기념행사 개최
김병환 금융위원장 "차기 정부에서도 추진돼야"
한국거래소가 27일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1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HD현대일렉트릭, KB금융 등 10개사를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우수기업으로 선정해 표창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지난해 정부 주도로 추진된 사업이다. 이날 한국거래소는 지난 1년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노력과 우수한 성과를 보이며 밸류업 문화 확산에 기여한 우수기업 10사를 표창했다고 밝혔다.
먼저 성장에 기반한 우수한 밸류업 성과를 거둔 HD현대일렉트릭과 적극적 주주환원을 시행한 KB금융이 경제부총리 상의 영예를 안았다. 메리츠금융지주, 삼양식품, KT&G는 금융위원장상을, 삼성화재, 신한지주, 현대글로비스, KT, SK하이닉스는 한국거래소 이사장상을 받았다. 수상기업은 세무·회계, 상장·공시 등의 분야에서 8종의 인센티브를 받는다.
정은보 거래소 이사장은 개회사에서 "밸류업 프로그램 시행 이후 코스피 시가총액의 절반(49%)에 해당하는 기업들이 공시에 참여하면서 주주환원 확대 등 주주가치를 존중하는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거래소는 우리 자본시장에 주주가치 존중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긴 호흡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병환 금융위원장 역시 축사를 통해 "밸류업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된 과제인 만큼 다음 정부에서도 주요 정책으로 추진될 것으로 믿는다"고 강조했다.
거래소가 이날 공개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백서'에선 밸류업 공시 행렬에 참여한 기업들이 지난해 미공시기업 대비 평균 21%포인트가 넘는 주가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눈길을 끌었다. 밸류업 공시기업의 지난해 평균 주가수익률은 4.5%로, 미공시기업 평균인 -16.9%에 비해 21.4%포인트 높았다.
거래소는 "지난 3월까지 125개 기업이 밸류업 공시에 참여했고 이는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46%에 해당하는 규모"라며 "금융업종의 경우 밸류업 공시기업의 지난해 주가수익률이 25.3%에 달하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0.4배에서 0.5배로 25% 증가하는 등 저평가가 일정 부분 해소됐다"고 설명했다.
주주가치 중심의 경영 기조가 확산하면서 현금배당 및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도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현금배당은 전년 대비 10.8% 증가한 32조7000억원으로, 코스피 밸류업 공시기업의 배당금 총액(18조원)이 전체의 59.2%를 차지했다. 같은 기간 자사주 취득 규모는 18조7000억원으로 130% 가까이 늘었고, 소각 규모 역시 4조8000억원에서 13조9000억원으로 190%가량 확대됐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밸류업 프로그램의 목표와 기여도에 대해 전반적으로 호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외 기관투자자 9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90%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라는 목표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57%는 밸류업 프로그램이 이 같은 목표에 기여했다고 답했다. 다만 개선이 필요한 부분으로 코스닥 및 중·소형주의 참여가 미흡한 점, 밸류업 지수 편입기업 중 공시기업 비중이 높지 않은 점이 지목됐다.
지금 뜨는 뉴스
거래소는 주주가치 존중 문화 정착과 자본시장의 레벨업을 위해 더 많은 기업이 밸류업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교육·컨설팅 등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 위원장은 "기업은 시장 또는 감독 당국에 의해서가 아니라 시장의 목소리를 먼저 생각해 스스로 변화하고, 기업별 특성에 따라 주주환원뿐만 아니라 투자 확대를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밸류업을 추진해야 한다"며 "시장 또한 획일적 시각을 넘어서 기업의 노력을 '지속 가능한 기업가치 제고'의 관점에서 평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