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일주일 남은 대선, 우리가 해야 할 일](https://cphoto.asiae.co.kr/listimglink/1/2023032409343265380_1679618071.jpg)
일주일이 지나면 새로운 대한민국 대통령이 선출된다. 유력 후보들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경제 관련 공약을 보면 단기적으로는 경기부양, 중장기적으로는 인공지능(AI) 등 신산업에 대한 투자 확대로 요약된다. 경기부양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과 세금 감면, 규제 완화 등을 제시하고 있다.
만약 하반기에 40조~50조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해서 경기를 부양한다면 당장은 내수 경기의 온기를 되살릴 수 있다. 정부는 필요할 때 빚을 내서라도 돈을 써야 한다. 어려움을 겪는 기업이나 소상공인, 서민 등을 위해 세금을 깎아줘 투자와 실질소득을 늘릴 수 있다면 감세도 동원할 수 있다. 투자를 막고 비용을 늘리는 불합리한 규제를 없애는 것도 시급하다.
후보들의 공약은 사실상 여기까지다. 한국 경제가 당면한 과제들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해답을 피하고 있다. 가야 할 곳은 분명한데, 어떻게 갈지는 아리송하다.
한국 경제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과제는 정부의 단기 대응으로 풀리지 않는다. 저출생 고령화로 경제활력은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 기업들은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 1%를 달성하기도 힘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한국의 구조적 과제와 기업 경쟁력 약화를 일일이 열거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알고 있다. 정부의 경기부양으로 성장률을 일부 끌어올린다고 해서 이런 해묵은 과제들이 해결될 리 만무하다.
그래서 새 대통령이 중요하다. 새 대통령이 부여받을 임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다. 경쟁력 없는 한국 상품을 다시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 공장이 돌아가고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기업이 기술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적극적으로 지원해야 한다. 기업이 요구하는 규제개혁에도 멈칫할 이유가 없다. 경쟁력 없는 기업의 경우 과감하게 구조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새로운 산업에 뛰어들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에 맞설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한국 사회는 교육개혁, 노동개혁, 연금개혁, 정치개혁 등 더 미룰 수 없는 구조개혁 과제들도 안고 있다. 대선 후보들은 사교육비를 줄이고 대학에서 어떻게 인재를 양성할지에 대한 교육 개혁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청년실업 문제를 해결할 방법과 정년연장 논의에 대한 입장도 분명히 해야 한다. 연금개혁과 개헌을 비롯한 정치개혁에 대한 공약도 더욱 구체적일 필요가 있다.
대선 후보들이 이런 문제들에 대한 구상을 갖고 있더라도, 한 표가 아쉬운 선거에서 구조개혁이나 구조조정 같은 말을 끄집어내기는 어렵다. 이런 개혁 작업에서는 누군가는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유권자들이 후보들의 장밋빛 공약에 마냥 속아 넘어갈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판이다. 똑똑해진 유권자는 후보들의 공약에 필요한 재원을 어떻게 마련할지, 조삼모사 정책은 아닐지, 부작용은 없을지 등을 충분히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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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선은 한국이 선진국 대열을 유지할 수 있을지 낙오할지를 결정할 만큼 중요하다. 젊은 층은 미래 한국을 설계할 수 있는 지도자를, 중장년층은 세계 최고의 민주주의와 경제를 후세에 물려줄 수 있는 지도자를 선택해야 한다. 남은 일주일은 이 선택을 위해 마지막 검증을 해야 하는 시간이다.
조영주 정치사회 매니징에디터 yjc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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