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선물' 주장 반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용기 '에어포스원'으로 쓸 수 있도록 카타르 측이 보잉기를 제공키로 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 측이 먼저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미 CNN 방송이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측은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으로부터 노후한 대통령 전용기를 교체할 새 항공기가 인도되려면 약 2년이 소요될 것이라는 답을 받았다. 이에 '에어포스원'으로 쓸만한 항공기를 보유한 고객들의 명단을 보잉이 트럼프 행정부에 제공했으며, 이 중에 카타르가 있었다. 이후 미 국방부는 카타르에 "비행기를 사겠다"고 제의했으며 카타르는 이에 응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카타르 왕실이 해당 항공기를 대가 없이 준 선물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해왔다. 그는 카타르로부터 받을 보잉 747이 임시로 대통령 전용기로 사용되다가 자신이 퇴임한 후 트럼프 대통령 기념관에 기증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보잉의 비행기 인도가 늦다"며 "카타르가 이 얘기를 들었고, 셰이크 타밈 빈 하마드 알 사니 카타르 국왕과 대화를 나누던 중에 그가 '내가 도울 수 있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들은 마침 비행기를 가지고 있었다"고 했다.
이날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항공기는) 미국에 대한 기부"라며 "미 공군에 이 항공기를 기부하겠다고 (카타르 왕실이) 제안해왔으며, 공군은 이 제안을 모든 법적, 윤리적 의무사항을 준수해 수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타르 총리인 셰이크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타니 빈 자심 알타니는 지난 14일 CNN 기자로부터 '카타르 관계자가 먼저 접근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질문을 받았으나 이를 확인해주지는 않았다. 그는 미국이 이 비행기가 필요하고 법적인 문제가 없다면 카타르 측이 기꺼이 협조할 것이라면서도, 만약 불법이라는 판단이 내려진다면 '당연히' 제안이 철회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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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 측은 '카타르 제공 항공기'와 별도로 미국 정부로부터 에어포스원으로 쓸 항공기 2대의 주문을 받을 경우 2027년 인도가 가능하다고 밝힌 상태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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