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Z 우드랜드' 등 EV 5개 모델 공개
2026년부터 美·日서 순차적으로 출시
관세 여파로 美 ㅃ현지생산이 당면 과제
일본 도요타자동차가 미국 전기차(EV) 시장 공략을 위해 출시 모델을 5개로 확대하고 미국 시장 전용 브랜드 전략도 새롭게 도입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20일 보도했다.
도요타는 19일부터 북미 본사에서 신차 발표회를 열고, 미국 시장에 투입할 신형 EV 5개 모델을 공개했다. 새롭게 선보이는 모델에는 스바루와 공동 개발한 사륜구동 SUV 'bZ 우드랜드'도 포함되며, 2026년부터 미국과 일본에서 순차적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미국 시장을 겨냥한 전략형 모델로, 험로 주행 성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EV 브랜드도 단순화된다. 기존에는 'bZ4X'와 같은 글로벌 명칭을 썼지만, 미국에서는 2025년형 모델부터 'bZ'로 변경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계획이다.
충전 편의성 향상 등 충전 효율을 끌어올린 점도 눈에 띈다. 새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주행거리를 최대 25% 늘렸고, 테슬라의 충전 표준(NACS)을 적용한 충전 포트를 북미 도요타 차량에 처음으로 기본 탑재했다. 덕분에 미국 전역 수천 곳에서 충전이 가능하며, 급속 충전 시 30분 만에 배터리 용량을 10%에서 80%까지 올릴 수 있다.
도요타가 새로운 전략을 밀어붙이는 배경에는 테슬라의 부진이 자리 잡고 있다. 미국 시장을 독주했던 테슬라가 삐걱거리는 틈을 타 이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테슬라는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발언으로 불매 운동에 직면하면서 미국 EV 시장 점유율이 한때 80%에서 최근 50%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토요타의 미국 내 EV 점유율은 아직 3%에 불과해, GM(약 10%), 현대차그룹 등에 뒤처져 있는 상황이다.
도요타는 이번에 차종 확대뿐 아니라 미국 시장에 특화된 성능 개선을 통해 기존 '일본 사양' 이미지에서 벗어난다는 목표다. 특히 환경 의식이 높고 도요타 차량 보유율이 높은 캘리포니아 등 민주당 지지 성향이 강한 주의 소비자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당면 과제로는 '현지 생산'이 꼽힌다고 닛케이는 분석했다. 현재 토요타는 일본에서 전기차를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고 있으며, 배터리 역시 일본에서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 내 관세 부담이 커질 가능성에 대응해 오는 2026년 이후 미국 현지 생산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사토 고지 도요타 CEO는 "중장기적으로 현지 소비자에게 맞는 상품을 현지에서 개발·생산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향후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생산할 배터리까지 포함한 '현지 일관 생산 체제'를 구축해 관세 리스크를 줄인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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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는 2030년 세계 전기차 판매 대수가 2024년 대비 약 3배인 3176만 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도요타는 2027년까지 전 세계에 자체 개발 EV 15종을 투입하고, 일본·중국 이외 지역에도 생산 거점을 확대해 공급망을 다변화할 계획이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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