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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깨진 유리창'의 정치, 정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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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력 통한 사법 독립 무력화
몰락한 독재 정권 떠올리게 해
법치·상식 무너진 정치 되돌려야

[논단]'깨진 유리창'의 정치, 정비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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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운동이 본격화하고 있다. 역대 어느 대선보다 비상식적인 혼란 속에 출발한 조기 대선 정국이다. 지지도 선두를 달리는 후보가 피선거권 박탈 위기를 봉합한 채 기세를 올리고 있고, 집권당이었던 세력이 후보 교체와 재교체라는 희극을 거치며 간신히 후보 등록을 마쳤다. 정치권력을 동원해 사법적 위기를 봉합하는 패권정치 그대로는 민주주의의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 황당한 비상계엄의 후유증을 안고 있는 세력이 후보 교체 혼란을 넘어 선거민주주의를 이끌 수 있을지 아직은 회의적이다.


지난 3년의 한국 정치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떠올리게 한다. 부끄러워야 해야 할 비도덕적, 반민주적인 정치 행위들이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염치없는 정치 풍토가 됐다. 깨진 유리창을 방치하면 사람들이 그 지역을 쓰레기장 취급하면서 점차 우범지대가 되고, 그런 퇴폐적 행위들이 자연스러워지는 '깨진 유리창' 현상 그대로다.


정치가 원래 그렇기는 하다. 국민의 대표라고 하지만, 국민의 이름을 빌린 그들의 권력 자체가 목적이 돼버리는 전도 현상이 쉽게 일어난다. 비호감의 대선으로 시작한 지난 3년의 한국 정치가 유독 그랬다. 국민 신뢰를 잃은 윤석열 정권과 사법 리스크를 권력투쟁으로 봉합하려는 이재명의 민주당, 두 세력이 적대적으로 기생했던 퇴폐의 한국 정치였다. 그 와중에 윤 전 대통령이 망상적 비상계엄으로 자멸하면서 치르게 된 이번 조기 대선이다.


남은 한쪽의 패권은 더 강화됐다. 자멸한 세력의 반성이나 혁신은 없었다. 선거법 위반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판결로 상대가 몰락하길 기대했다. 탄핵을 자초한 세력이 자기 혁신은 하지 않고, 상대의 사법적 치명상을 기대하는 더욱 극단화된 적대적 기생 정치였다.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으로 정국은 새로운 국면을 맞은 듯했으나, 다시 1주일 만에 환송심 재판이 대선 후로 연기되면서 상황이 반전됐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방탄을 위해 모든 합법적 자원을 총동원했다. 대법원장을 비롯한 판사들의 탄핵과 특검을 거론하고, 이 후보의 혐의와 관련된 모든 법적 기반을 무력화시키는 입법을 시도했다. 판결에 대한 불만을 이유로 판사들을 국회에 소환하려는 초유의 일도 벌이고 있다. 서울고법 재판부가 파기환송심 재판을 갑자기 선거 이후로 연기한 결정도 정치적 압박과 무관하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사법부 독립을 무력화시키면서 독재 권력으로 나아갔던 베네수엘라의 차베스, 헝가리의 오르반, 아르헨티나의 메넴 등을 떠올리게 한다. 1933년 히틀러의 나치도 입법권력을 이용해 합법적으로 전권을 장악하면서 총통체제로 가지 않았던가?


교조화된 진영정치로 상식과 법치의 유리창을 깨더니, 이제는 '깨진 유리창'을 당연시한다. 반민주적, 반헌법적 정치 행위들이 거리낌 없이 나오고, 이에 동조한다. 품격 없는 행동도 부끄러움이 아니라 카르텔 전사의 징표가 된다. 우범지대의 깨진 유리창 같은 퇴폐의 정치다. 14명의 대법관 100명으로 증원, 대법원판결의 헌법소원에 도입, 이 후보의 선거법 위반 근거를 무력화시키려는 법률 개정 등, 카르텔의 조직원들처럼 거침없이 막 나선다. 그나마 한때 견제력을 발휘했던 구 여당 세력은 탄핵의 강도 건너지 못한 채, 공천 파동의 후유증까지 안고 있다. '깨진 유리창' 정치를 비판하고 걱정하는 목소리는 소수 세력과 패배자의 하소연이 돼버린 시절이다.


역사가 늘 진보만 하는 것이 아니라 파고를 겪으며 발전한다지만, 최근의 한국 정치 풍토는 정말 심각하게 우려스럽다. 퇴폐의 기생구조를 누려온 그들이 주도하는 선거를 거치면서 '깨진 유리창'을 정비하는 대반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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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흠 전 국회입법조사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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