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냉방 민원, 한 달 새 68% 급증
서울교통공사, 이용자 맞춤 정보로 대응 나서
오락가락하는 날씨 탓에 지하철 냉방 관련 민원이 벌써부터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이에 서울교통공사는 시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체감 온도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정보와 이용 팁을 제공하고 나섰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서울 지하철 내 냉·난방 관련 민원 건수는 지난 3월 4만3296건에서 4월 7만2774건으로 무려 68%가량 증가했다. 이 중에서도 '덥다'는 내용의 민원이 가장 많았다. 3월에는 4만90건이었던 '덥다' 민원이 4월에는 6만7464건으로 늘어났다.
이 같은 민원 증가의 배경에는 일교차가 큰 날씨가 자리 잡고 있다. 지난달 14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6도에 불과했지만, 일주일 뒤인 21일에는 27.1도까지 치솟았다. 일주일 사이에 20도 이상 급등한 셈이다. 날씨 변화가 급격하다 보니 지하철 내 승객들의 복장도 천차만별이다. 일부는 얇은 외투를 착용하고, 다른 일부는 반소매에 반바지를 입는 등 큰 온도 차이로 인해 냉방 온도에 대한 민감도 역시 높아졌다.
지난해 여름에는 역대급 폭염이 이어지면서 서울 지하철 냉방 민원은 사상 최대치인 약 30만 건에 달하기도 했다.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이는 전년 대비 4.1%, 2022년과 비교하면 66% 증가한 수치다. 그중에서도 열차 내 냉방 관련 민원이 99% 이상을 차지했으며, 특히 2호선에서만 10만 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돼 가장 많은 수치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7호선, 5호선 순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뿐 아니라, 예산 부족 및 노후 시설로 인한 냉방 인프라의 한계를 지적한다. 실제로 1~8호선의 총 275개 역사 중 50개 역사, 즉 약 18.2%는 아직도 냉방이 되지 않는 비냉방 상태다. 특히 이들 역사 중 상당수가 2호선 등의 지상 역사에 집중돼 있어 더운 날씨에 민원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현상이 매년 반복되자 공사는 객실별 온도 차와 혼잡도에 따른 냉방 체감 차이를 줄이기 위한 정보를 제공 중이다. 열차 내에서 가장 시원한 위치는 객실 양 끝의 약자 배려석 주변이며, 반대로 중앙부는 상대적으로 덥다. 좌석 위치에 따라 체감 온도가 2~4도 차이 날 수 있으며, 혼잡한 시간대에는 최대 6도까지 차이가 벌어지기도 한다. 이에 따라 승객들은 자리를 옮기거나 '약냉방 칸'을 활용하면 보다 쾌적한 환경에서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2호선은 극심한 혼잡도로 인해 약냉방 칸이 운영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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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공사의 모바일 앱 '또타지하철'을 통해 실시간으로 열차의 혼잡도를 확인할 수 있다. 공사 측은 혼잡도가 낮은 칸을 이용하면 열기로 인한 온도 상승을 줄일 수 있어 더 쾌적하게 지하철을 이용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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