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어쩌면 중앙부터 보다 더 치열하게 일하는 조직이다. 고시 출신 중 성적이 앞선 순번인 사람들이 지원해 들어오는 서울특별시다.
이 때문에 일도 매우 빡센 조직으로 유명하다. 오세훈 시장은 최초의 4선 서울시장 타이틀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빈틈없는 업무 태도로 인해 간부들이 한시도 긴장의 끈을 놓치지 않고 있다.
그만큼 힘든 조직이라는 의미다.
이런 빡센 조직이지만 선후배 간 일정한 정도 있는 조직이다. 퇴직한 선후배 자녀 결혼식 등에는 많은 축하객이 몰려드는 공직사회 훈훈한 면이 여전하다.
그런데 한 사례가 지켜보는 이들이 안타까움을 더해 눈길을 끈다.
공무원들이 급여 중 일정 금액을 들어 퇴직 후 연금식으로 받는 최고 인기 효자 역할을 하는 지방행정공제회 임원 선출에 들어갔다. 당초 서울시는 고시 합격이 다소 늦어 퇴직 후 2년간 공무원 연금을 받을 수 없는 A국장을 조금 일찍 나가면서 이 자리에 가도록 했다.
그러나 올해 공로연수에 들어간 B씨가 갑자기 응모해 서울시 출신 국장간 경쟁 체제로 바뀌게 됐다. 특히 A국장은 서울시 고위공직자 중 유일하게 지난 연말 B씨의 퇴임식에 꽃다발을 갖고 가 축하할 정도로 평소 가까운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두 사람이 경쟁하게 되면서 서울시 행정국 간부들이 난처한 상황에 부닥쳤다. 서울시로서는 A씨가 퇴직하고 그곳으로 갈 경우 국장, 과장, 팀장 등 연쇄적으로 승진 자리가 나 조직 운영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두 사람 간 경쟁이 되면서 협조를 바라는 입장이지만, 그렇다고 별다른 움직임도 하기 어려워 난처해하는 분위기다.
이를 지켜본 한 서울시 퇴직 간부는 "세상인심이 각박하지만, 공직 사회에서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며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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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달 중 퇴임할 예정인 현 이사는 행정고시 36회 출신의 서울시 고위 간부 출신으로 임기가 3년이지만, 후임자가 계속 결정되지 않아 6년여 동안 직을 유지하는 '복 받은 퇴직 공무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종일 기자 dre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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