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2분기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
올해 2분기 은행에서 가계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을 받기가 더 까다로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한국은행이 금융기관 여신업무 담당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2분기 은행의 대출태도 종합지수는 -6으로 나타났다. 1분기(7)보다 13포인트 내렸다. 대출 요건을 강화할 것으로 답한 은행이 전분기보다 늘어난 것이다.
차주별로 보면 대기업 대출을 제외한 중소기업 대출과 가계 주택대출, 가계 일반대출(신용대출 등)에 대한 태도 지수가 모두 강화 우위로 돌아섰다. 중소기업 대출은 1분기 0에서 2분기 -6으로 돌아섰다. 가계 주택대출은 14에서 -6으로, 가계 일반대출은 8에서 -8로 감소 전환했다. 지수가 음(-)이면 대출이 강화될 것이라고 응답한 금융기관 수가 '완화'보다 많다는 의미다.
한은 관계자는 "중소기업 대출의 경우 대내외 경제 여건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여신건전성 관리 기조 등으로 취약업종 중심의 대출태도가 강화될 전망"이라며 "가계대출은 가계부채 관리 기조에 따른 금융권의 자율 관리 등으로 대출이 강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기업 대출은 1분기 중 대출 취급이 부진했던 은행을 중심으로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대출수요 종합지수(11)는 전분기(14)보다 3포인트 내렸지만, 여전히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특히 대기업(6→11)과 중소기업(19→25)에서 수요 확대가 예상됐다. 기업의 경우 대내외 경제여건 불확실성에 대비한 운전자금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는 게 한은의 설명이다. 가계의 경우 1분기 중 늘어난 주택거래가 시차를 두고 2분기에 대출이 실행되고, 신용대출 금리가 하락하는 등의 영향으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봤다.
국내 은행이 예상한 1분기 신용위험 종합지수는 20으로, 전분기(15)보다 5포인트 높아졌다. 특히 대기업(6→8), 가계(8→17)에서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관측이 늘었다. 중소기업은 22로 유지했지만, 대기업·가계 보다 신용위험 우려도가 여전히 높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의 경우 소득개선세가 둔화하고, 채무상환 능력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로 인해 신용경계감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고 말했다. 국내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지난해 12월 0.64%에서 올 2월 0.83%로 상승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경우 저축은행 등 모든 업권에서 대출 강화 기조를 유지할 전망이다. 신용위험도 모든 업권에서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은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경기 하방리스크에 높은 수준의 연체율이 지속되면서 자산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강화를 이어갈 전망"이라며 "저신용·저소득층 취약 차주의 채무상환능력이 저하되고 기업 실적 부진에 따른 수익성 하락 가능성으로 신용위험도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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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4~14일 동안 총 203개 금융기관(국내은행 18·상호저축은행 26·신용카드 7·상호금융조합 142·생명보험사 10개)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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