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빅텐트론' 군불…반탄 주자들은 연대 움직임

경선 주자 반탄파 중심으로 연대 모색
경선 후 '反이재명 빅텐트' 구상도

국민의힘 대선 경선 주자들이 '반명(반(反)이재명) 빅텐트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경선 주자들이 반탄(탄핵반대)파를 중심으로 연대를 모색하는 가운데 경선 이후에는 중도와 보수를 아우르는 진영에서 단일 후보를 내자는 구상이다.

빅텐트론을 꺼내 든 것은 14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최종 후보 1인이 되면 다른 주자들과 빅텐트를 구성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15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도 "당의 후보가 탄생하면 그 사람 중심으로 개혁신당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의 반이재명 세력들도 같이해야 (이 전 대표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대하빌딩 캠프 사무소에서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 선언을 하고 있다. 2025.4.14 김현민 기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 전 대표를 꺾을 수 있다면 누구라도 빅텐트 안에 모셔야 한다"고 힘을 실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은 "변해가는 정치 상황에 따라 늘 상상하고 준비해야 한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빅텐트론이 거론되는 것은 이 전 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리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반명 선거연대로 이 전 대표와 1대1 구도를 만드는 전략만이 승산이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아까운 후보들이 빠져 안타깝지만 보수층 결집에 집중하고 경선 이후 외연 확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경선 주자 사이에서 연대 움직임도 나타난다. 김 전 장관은 15일 오전 서울 마포구 박정희대통령기념관에서 이철우 경북지사와 만났다. 김 전 장관은 "우리끼리 이런 만남은 자주 있을 수 있다"고 단일화 가능성에 여운을 남겼다.

국민의힘 경선이 반탄파 대 찬탄(탄핵찬성)파 대결 구도로 흘러가면서 추후 단일화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1차 경선에서 후보를 4명으로 압축하는데 김 전 장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홍 전 시장의 진출이 유력하다. 만약 여기에 나 의원이 올라가면 반탄파 3명(김문수·나경원·홍준표) 대 찬탄파 1명(한동훈) 구도가 되는 만큼 반탄파가 불리할 수밖에 없다. 2차 경선은 당심 50%, 민심 50%로 진행되는데, 한 전 대표가 찬탄파 표심을 모두 흡수하면 최종 경선 진출 가능성이 커진다. 찬탄파로 분류되는 안철수 의원이 2차 경선에 올라가더라도 최종 후보 선출 과정에서 보수 지지 세력 결집을 위한 반탄파 단일화가 불가피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최유리 기자 yrchoi@asiae.co.kr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